사회 사회일반

"국공립 어린이집 확보" vs "초등생 학습권 침해"

'초등학교에 어린이집 설치' 영유아보육법 개정안 무산됐지만..논란은 현재진행형

초등학교의 유휴 공간을 국공립 어린이집으로 활용하는 내용의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이 교육계의 반발에 무산위기에 처했으나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낮은 비용으로 부모의 선호도가 높은 국공립 어린이집을 확충해야 한다는 의견과 초등학교의 학습권을 침해하고 관리에 혼선이 빚어진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 논란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과 맞닿아 있어 향후 뜨거운 쟁점이 될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공약에서 국공립 어린이집과 유치원 이용률을 각각 4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지난해 국공립어린이집 이용률은 12.1%, 국공립유치원 이용률은 24.2%에 불과하다.


어린이집 주관 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어린이이집 신축 비용을 마련하기 어려운 만큼 초등학교 유휴 교실 활용외에 답이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서울 등 대도심에 어린이집 부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수십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반면, 초등학교는 학령 인구 감소로 빈교실이 늘어나고 있어 어린이집으로 활용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어린이집 신축에는 평균 20억원이 소요되는 반면, 초등학교 유휴시설 확용시에는 평균 4억원의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된다. 어린이집 예산은 복지부와 지방자지단체가 절반씩 부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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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는 “국공립 어린이집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점과 지방자치단체가 예산문제로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개정안이 보육의 국가책임을 강화하는 긍정적인 방안”이라며 환영했다.

반면 시도교육청과 일선 학교는 초등학교 학습권 침해 우려를 들어 반대하고 있다. 영유아와 초등학교의 발달 정도가 달라 학습이나 급식 문제 등 문제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초등학교는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어린이집은 복지부와 각 시도가 관리하는 등 감독주체가 달라 안전관리 등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등은 개정안에 반대한다는 성명을 냈다.

일각에서는 이번 논란을 계기로 수년간 제자리걸음을 반복하던 유보통합을 실현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관한 법률과 소관부처 및 교원수급 체계를 통일해 효율적이고 일관된 보육과 교육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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