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의 타격을 받고 있는 화훼업종. /서울경제DB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의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 이후 희비가 엇갈린 업종은 무엇일까.
2일 국회 예산정책처의 ‘주요 업종별 카드 사용실적 변화와 특징’ 보고서를 보면 청탁금지법 시행 직후인 지난해 4·4분기부터 올해 3·4분기까지 유흥업소의 법인카드 결제 승인금액은 1조780억원으로 직전 최근 1년 승인액(1조1,330억원)보다 약 4.8％ 감소했다. 김영란법은 지난해 9월28일 시행됐는데, 그 사이 유흥주점 사용액이 줄어든 것이다.
회사에서 상품권을 사들인 금액과 특급호텔 이용은 급감했다. 법인카드를 이용한 상품권 결제는 2015년 4·4분기부터 2016년 3·4분기까지 1조9,080억원이었는데 지난해 4·4분기부터 올해 3·4분기까지 1조6,420억원으로 14.0％ 감소했다. 특급호텔 법인카드 결제는 같은 기간 7,490억원에서 6,840억원으로 8.7％ 줄었다. 법인카드를 이용한 상품권 구매와 특급호텔 내 법인카드 사용이 2015년에 전년과 비교해 각각 6.8％, 6.1％ 감소한 것에 비춰보면 이들 분야는 청탁금지법 시행 후 감소세가 더 확산한 셈이다.
골프장도 영향을 받았다. 직전 1년간 법인카드 골프장 사용금액은 1조5,820억원으로 앞선 1년과 비교해 0.3％ 증가했다. 골프장 내 법인카드 사용금액은 2015년에는 전년 대비 6.2％ 증가했다. 화훼 업종의 경우 청탁금지법 시행 후 1년간 법인카드 결제금액이 3.7％ 줄었다.
농축수산물 관련 전체 카드매출은 청탁금지법 시행 후 1년간 14조1,630억원을 기록해 그전 1년 실적보다 12.4％ 증가했고 이 가운데 법인카드 결제액은 2조7,480억원으로 무려 26.8％나 늘었다. 매출이 급감했다는 농어민들의 얘기와 반대다. 보고서는 “농축수산물 관련 카드매출 증가는 단가 및 수량 조절 등이 용이한 농축수산물에 대한 선물수요 확대 등에 기인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다만, 2015년 4분기∼2016년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했던 축산물 수입이 2016년 4분기∼2017년 3분기 18.2％ 증가하는 등 농축수산물 수입이 증가해 국내 관련 업계의 실적은 감소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일반음식점은 웃었다. 일반음식점에서 법인카드를 쓴 금액은 2015년 4분기∼2016년 3분기 16조6,450억원에서 작년 4분기∼올해 3분기 17조6,770억원으로 6.2％ 증가했다.
/세종=김영필기자 susopa@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