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하락이 지수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긍정적이나 업종과 종목에 따라 미치는 영향은 다르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 하락 추이 속에서 기간을 분류해 투자하거나 환율 구간에 따라 투자 종목을 구별해 투자하는 것이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조언한다.
우선 원·달러 하락 국면에서 전반부는 대형 수출주가 호조를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화 강세에 따른 외국인 수급 효과 탓이다. 환율을 수출의 종속 변수로 볼 경우 원화 강세는 수출 개선의 결과물이어서 실적 호조가 예상되는 대형 수출주에 수급이 쏠릴 가능성이 높다.
다만 후반부는 대형 수출주 상승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원화 강세가 과도할 경우 수출 기업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형 수출주 상승세가 둔화될 때 수익률 호조를 보일 수 있는 업종은 내수주와 원재료 수입 비중이 높은 제조업이다. 원화 강세 시 원재료 매입 비용 감소에 따른 이익 증가가 나타나는 음식료주가 투자 대상이 될 수 있다. 음식료업은 수입 비중이 수출보다 높아 환율이 떨어지면 주가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 내국인의 해외여행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측면에서 여행주도 관심 종목 중 하나다. 여행업의 비용 및 기타 상품 구조가 바뀌는 부분은 거의 없지만 출국자의 증가 덕분에 매출액 성장이 예상보다 높을 가능성 있다. 여기에 중국이 단체관광객의 방한을 일부 허용하면서 연말 유커들의 방한이 본격화 돼 내년 상반기까지 여행주들의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단 여행 수요는 환율뿐만 아니라 국내총생산(GDP) 성장 여부, 항공권 공급량, 유가 등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종합적인 판단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항공주 역시 한중 관계 개선과 환율 하락이라는 호재가 더해지면서 주목 받고 있다. 환율이 떨어지면 항공기 수입 등 외국 업체와 거래하며 발생하는 각종 부채가 줄어들고, 항공기 연료 결제 대금이 내려가면서 수익 향상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재료의 수입 비중이 높아 원화 강세 시 비용이 감소하는 철강주도 수혜 종목으로 꼽힌다.
좀 더 구체적으로 환율 구간에 따라 투자 전략을 나눌 수도 있다. 환율상 중형주의 ‘스윗 스팟(Sweet spot·이상적 지점)’은 1,060~1,110원이다. 경기 기대가 높아질 때 중형주가 아웃퍼폼하는 경향이 컸기 때문이다. 1,100원 이하로 떨어질 경우에는 외국인의 매수 탄력이 둔화되는 경향이 있었다.
원·달러 환율이 더 떨어진다고 가정하면, 1,000~1,100원 구간 과거 사례에서 성과가 좋았던 업종은 경기민감형 중형주다. 화장품, 제약바이오, 증권 업종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은행주들은 대부분 환율에 헷징이 돼 있어 펀더멘털 측면에서 수출주 대비 안정적일 수 있다. 과거 외국인들의 환베팅 차원에서의 국내 증시 유입시 유동성 좋은 은행주를 사는 경향이 나타난다. 원화 강세기에 업종별 이익 모멘텀을 챙겨보는 법도 투자 방법이 될 수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 강세기에 유리한 업종을 선택할 때 반드시 이익 모멘텀도 챙겨볼 필요가 있다”며 “이익 모멘텀이 양호한 업종은 비철금속, IT, 소프트웨어, 증권 순”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