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해양수산부는 이날 오전 6시 9분께 인천광역시 옹진군 영흥도 인근 해상에서 낚싯배 ‘선창1호’(9.77톤)가 급유선 명진15호(336톤)와 충돌해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선창1호에는 선장·선원 등 승무원 2명과 낚시객 20명을 합쳐 총 22명이 타고 있었다. 이 배는 오전 6시 영흥도 진두항을 출발해 오전 6시 9분께 진두항 남서방 1.6㎞ 해상에서 급유선과 충돌한 후 전복됐다.
사고원인과 관련해 해경은 낚싯배와 급유선이 진두항 남쪽의 영흥도와 측도 사이 폭 300m의 좁은 물길을 나란히 지나가다 부딪혔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인천해경 관계자는 “충돌한 낚싯배와 급유선이 같은 방향으로 운항중이었다”며 “정확한 사고 경위는 우선 실종자 구조를 마친 뒤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인천해경에 따르면 낚시객 20명은 20~60대로 선장 A(70·실종)씨와 선원 B(40·사망)씨의 안내에 따라 배에 올랐다. 어둠을 헤치고 남쪽으로 향하던 배는 엄청난 충격에 뒤집혔다. 한 생존자는 “선실에 자리가 넓지 않아 일행 2명과 함께 선미쪽 갑판에 나와 있었다”며 “충돌과 함께 몸이 배 밖으로 튀겨 바다에 빠졌다”고 순간을 전했다.
명진호 선장이 사고 사실을 112에 신고한 시간은 오전 6시9분. 오전 6시42분께 해경 고속단정이 도착할 때까지 명진호 선원들이 바다에 빠진 승객 4명을 구조했다. 해경 수중구조팀은 선내로 진입해 오전 9시6분까지 14명을 밖으로 빼냈지만 이중 11명이 숨진 상태였다. 바다에 빠졌다가 명진호와 해경에 구조된 6명 가운데 2명도 사망했다. 해경은 사망자 대부분이 선내에서 발견된 점에 비춰 이날 사고가 승객들이 탈출할 겨를도 없이 순식간에 벌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 해상사고 발생에 청와대도 바쁘게 움직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사고 발생 약 49분 만인 오전 7시1분 위기관리비서관으로부터 첫 보고를 받고 구조작전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해경 현장 지휘관을 중심으로 실종 선원 구조 작전에 만전을 기하고 의식불명 인원에 대해 적시에 필요한 모든 의료조치가 취해지도록 하라”고 강조했다. 이날 해경과 해군은 함정 39척과 항공기 8대를 동원해 주변 해역에서 실종자 구조작업을 벌였다.
해상 규정 준수와 관련해 해경은 사고 낚싯배가 합법적으로 허가를 받아 영업 중이었고, 이날 출항도 정상적인 신고를 거쳤다고 밝혔다. 또 승객 정원(22명)도 준수했고 사고 당시 구조된 승객들도 모두 구명조끼를 착용한 상태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