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민원홍수 우려해 규제프리존법 주저한다니

규제프리존법이 흐지부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청와대와 국회 등에서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입법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에서 흘러나오는 얘기를 들으면 새 정부에 규제프리존법을 만들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4일 서울경제신문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는 지방자치단체나 이해 당사자의 민원이 쏟아져 들어오지 않을지 두려워하는 눈치라고 한다.


규제프리존으로 지정되지 않은 지자체들의 불만을 감당하기 힘들다고 걱정한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격이다. 규제프리존법은 일괄적 규제 완화로 지역별 전략산업을 육성하자는 법안이다. 기업들이 개발한 신기술·신산업이 온갖 규제에 막혀 사장되는 것을 막자는 취지에서 입법이 추진됐다. 무엇보다 시장선점 경쟁이 치열해지는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시급한 법안 중 하나다.

관련기사



그런데도 민원·불만 운운하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 정부와 여당의 자세도 이해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더불어민주당은 청와대처럼 부작용만 들먹이고 있다. 기획재정부 등 관련부처도 소극적이다. 올 초까지만 해도 규제프리존 도입에 적극적이더니 새 정부가 들어서자 태도가 돌변했다.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하는 전형적인 눈치 보기다. 이러니 정부 정책을 믿을 수 없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현장에 나가 “혁신 성공 여부는 규제를 없애는 데 달려 있다”며 규제혁파를 소리높이 외쳐봤자 공허하게 들릴 뿐이다. 지금 같은 분위기면 내년 지방선거까지 규제프리존 입법 작업이 진척되기 힘들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어느 기업이 신기술·신산업에 투자하겠다고 선뜻 나서겠는가. 청와대와 여당은 진정 규제혁파를 바란다면 공허한 말 잔치나 핑계를 거두고 연내에 규제프리존법부터 처리하는 게 옳다. 그래야 혁신성장에도 속도가 붙는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