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아이폰8과 아이폰X를 내놓은 애플 아이폰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21개 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점유율 상승에 힘입어 애플의 통신사 상대 ‘갑질’이 더 심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4일 시장조사기관인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애플의 운영체제(OS)인 iOS의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지난달 기준 22.4%를 기록하며 전월 보다 1.4%포인트 상승했다. 애플의 월별 점유율을 보면 지난 8월 이후 줄곧 증가세를 이어오면서 지난해 2월(22.8%) 이후 1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애플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도 상승세다. 글로벌 OS 시장에서 iOS 비중은 지난달 20.3%를 기록하며 석 달 만에 20%대를 회복했다.
아이폰X는 고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출시 후 일주일 동안 13만 대 이상을 팔아치울 정도로 높은 인기를 자랑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8과 LG전자의 V30 등이 신규 색상 출시나 각종 경품 등을 활용한 이벤트를 벌였지만 애플 마니아들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아직 역부족이었다.
애플의 이 같은 국내시장 점유율은 앞으로도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내년 초 애플의 직영점인 애플스토어가 국내 최초로 선보일 예정이기 때문이다. 애플스토어에서는 단말기 구입은 물론 개통까지 가능하다. 이통사들은 애플의 이 같은 승승장구에 속이 쓰리다. 애플은 단말기 보조금을 부담하지 않는데다 최근 대리점 코드를 이통사에 요구하면서 각종 애프터서비스(AS)는 물론 애플 단말기 개통을 위한 별도 시스템 구축 등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 마니아들은 상대적으로 데이터 이용량이 많아 이통사들로서는 꼭 잡아야 하는 고객군이다.
국내 이통사 관계자는 “애플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높은 고객 충성도를 바탕으로 현지 이통사 측에 무리한 부탁을 하는 경우가 흔하다”며 “아이폰X의 사전 물량을 작게 배정해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자극하는 이른바 ‘헝거 마케팅’이 결과적으로 성공을 거두며 애플을 견제하기 더욱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양철민·지민구기자 chop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