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75조원에 '애트나' 품어...CVS헬스, 공룡기업으로 거듭나나

미국내 기업 M&A 최고액 기록

규제당국 제동땐 불발 가능성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시에 위치한 CVS 약국/블룸버그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시에 위치한 CVS 약국/블룸버그




뉴욕증권거래소(NYSE) 전광판에 표시된 CVS헬스 주가 시황/블룸버그뉴욕증권거래소(NYSE) 전광판에 표시된 CVS헬스 주가 시황/블룸버그



미국의 대형 약국체인 CVS헬스가 대형 건강보험회사 ‘애트나’를 690억달러(약 75조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올해 미국 기업의 인수합병(M&A) 규모 중 최고액으로 합병이 성사되면 보험과 제약을 총망라한 ‘공룡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트나 이사회가 이날 주당 207달러의 조건으로 회사를 CVS헬스에 매각하는 계약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애트나 주주는 145달러를 현금 수령하고 애트나 1주당 0.8378주의 비율로 CVS헬스 주식을 받게 된다. 이는 두 회사의 합병 가능성이 처음 보도된 지난 10월25일 종가보다 29%의 웃돈이 붙은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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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는 CVS헬스의 애트나 인수가 올해 미국 내 기업 M&A 최고액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했다. 종전 최고가는 6월 아마존이 미 최대 유기농 식품회사 홀푸드를 인수하며 제시한 137억달러(약 15조원)였다.

CVS헬스는 연매출 1,780억달러로 1만여개의 약국·건강클리닉 체인 등을 운영하는 대형 의약품 기업이며 애트나는 연 매출이 630억달러로 미국에서 세 번째로 큰 건강보험 회사다. CVS는 이번 인수로 2,200만명의 애트나 보험 가입자를 자사 보험관리회사(PBM)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뉴욕타임스(NYT)는 “CVS는 환자에게 직접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약국과 클리닉을 갖고 있다”며 “합병된 회사는 원스톱으로 고객에게 각종 보험을 판매할 수 있다”고 상당한 시너지를 전망했다. 래리 메를로 CVS헬스 최고경영자(CEO)도 “오랜 기간 고객들의 건강을 관리해온 두 회사의 전문성을 한데 모으는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WSJ도 “제약회사와 보험회사가 한지붕 아래 모인 것”이라며 “앞으로 미국 의약산업의 지형을 재편하며 유사 합병이 잇따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빅딜’의 또 다른 이유로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을 견제하기 위한 포석이 깔린 것으로 분석했다. 아마존은 최근 수년간 제약시장 진출 가능성을 타진해왔으며 최근 처방전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의 온라인 판매허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양사 간 합병은 규제당국의 심사라는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 최근 미 법무부는 “AT&T와 타임워너 간 합병이 미국 소비자의 이익을 훼손하고 선택권을 제한할 수 있다”며 미국 컬럼비아 연방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등 양측 간 합병에 제동을 걸고 있다. NYT는 “이번 거래가 (반독점을 통해) 경쟁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는 연방 규제당국자들 때문에 불발될 수 있다”고 전했다.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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