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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 ‘기억의 밤’ 김무열, “장항준 감독과의 작업...놀이기구를 탄 것처럼 재미있어”

“마치 놀이기구를 탄 것처럼 재밌을 영화다. 초반은 스릴러적 재미로 즐겁게, 후반은 감성적으로 즐겨주시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영화가 끝난 후에는 여운을 지니고 갈 수 있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기억의 밤’을 통해 눈빛 하나, 표정 하나만으로도 섬뜩한 아우라를 보이며 극강의 서스펜스를 선사한 김무열은 “이번 영화는 스릴러는 장르에 빗대 지적유희를 영리하게 풀어낸 영화이다”고 소개했다.

새 집으로 이사 온 날 정체불명의 사람들에 의해 납치된 친형이, 19일 만에 모든 기억을 잃은 채 거짓말처럼 다시 나타난다. ‘기억의 밤’은 가장 익숙하고 편안했던 존재가 갑자기 낯설어질 때의 긴장감을 극대화한 설정으로 이제껏 본 적 없는 새로운 스릴러를 표방하고 있다.

배우 김무열/사진=메가박스㈜플러스엠배우 김무열/사진=메가박스㈜플러스엠


29일 개봉한 영화 ‘기억의 밤’(감독 장항준)은 시간을 잃어버린 ‘진석’(강하늘)과 청춘을 잃어버린 ‘유석’(김무열)의 비극적 이야기를 하나 하나 풀어낸다. 시나리오를 처음 접한 김무열은 “그냥 빨려들어갔다”고 극찬했다.

“낯설음으로 시작했던 작품이었는데, 궁금증이 엄청나게 생기더라. 초반엔 그냥 빨려들어가서 읽었고, 중반 이후 드라마로 전개되는 과정에선 감정적으로 와 닿는 부분이 있었다. 재미있게 잘 읽은 시나리오이다.”

납치당한 후 기억을 잃고 낯설게 변해가는 형 ‘유석’으로 분한 김무열은 순간순간 변하는 섬세한 표정과 폭발하는 감정연기를 통해 야누스적인 매력을 극적으로 표현해냈다. 불도저처럼 차를 뒤로 밀고 자동차로 추격하는 장면 등 위험할 수 있는 액션 장면 또한 직접 연기하며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을 선보였다. 야누스적인 매력에 대해 김무열은 “유석의 내면 속에서 이성과 감성이 충돌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청춘을 잃어버린 유석은 ‘기억의 밤’ 거기서 나오고 싶은 몸부림이 컸을 것이다. 어느 순간에 사건의 진실을 알았을 텐데 그때의 심정은 어땠을까. 마지막 선택은 비극적인 인간의 승리라고 표현하고 싶었다. 자기가 처한 비극 속에서 탈출을 꿈꾸는 희망이 보였으니까.”

‘기억의 밤’은 9년만에 복귀한 장항준 감독과 김무열, 강하늘의 만남이란 점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특히 워낙 유쾌한 에너지가 넘치는 장항준 감독과 진중한 분위기의 김무열 조합은 묘한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다. 실제 현장에선, 주로 장감독이 이야기를 하고 김무열은 짧게 대답을 하는 정도였다고 한다. 장감독으로 인해 현장이 늘 유쾌했기에, 김무열은 편하게 연기에 몰두할 수 있었다고 한다.

“감독님이 가끔 술을 마시면 말이 더 많아지신다. 그러면 1시간에 한번씩 저한테 이야기를 한다. ‘무열아 말 좀 해’ 라고. 다른 사람을 웃길 수 있는 게 좋다는 감독님 때문에, 오히려 긴장 같은 게 풀어지고, 릴렉스 되더라. 마음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던 현장이었다. 무엇보다 본인이 쓰신 작품이고 디렉션을 주시는 감독이신데, 주변의 이야기를 듣고 수렴하는데 있어 열려 있으셔서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새벽 3시에 미술팀이 연락 와도 너무 이야기를 잘 들어주시더라. 배우를 비롯해 스태프까지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었던 영화이다.”

영화 ‘기억의 밤’ 포스터영화 ‘기억의 밤’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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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강하늘, 김무열배우 강하늘, 김무열


‘기억의 밤’이 김무열에게 더욱 특별한 이유는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에 함께 출연하며 끈끈한 우정을 쌓아온 친한 동생 강하늘과 함께 출연했다는 점. 김무열은 “당시 강하늘 조정석 등과 일요일 공연이 끝난 후에, 파전과 족발을 사서 강원도 홍천으로 놀러간 기억이 난다. 술을 마시고 잠들 때까지 무서운 이야기를 하면서 고등학생처럼 신나게 놀았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다시 작품으로 만난 강하늘은 “정말 좋은 배우이다. 그 말 밖에 떠오르지 않았다”고 했다. “일취월장한 하늘이를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는 말은 그냥 한 말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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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에선 이영훈 작곡가의 노래를 만날 수 있다. 침대에 걸터 앉아서 진석이 노래를 듣고 있는 모습은 진짜 강하늘 모습 그대로이다고 한다.

“그 노래가 나오고 하늘이가 앉아있는데 진짜 하늘이 같아요.”라고 말한 김무열은 “하늘이가 좋아하는 노래랑 감독님이 원했던 거랑 잘 맞아 떨어졌다. 하늘이는 또래들과는 다른 감성이 있는 것 같다. 애늙이라고 표현 할 수도 있는데, 제가 볼 때 독보적이라고 말 했던 게 그런 지점이다. 시간이 지나고 묵어서 깊어지고 세계관이 단단해지는 것 같더라.”며 군에 있는 강하늘을 그리움을 담아 소환했다.

배우 김무열배우 김무열


배우 김무열배우 김무열


2015년 4월 화촉을 밝힌 연기자 김무열과 윤승아 부부는 서로를 “배우로서 존경한다”고 밝혔다. 최근에 윤승아는 방은진 감독의 ‘메소드’로 영화 관객을 만났다. ‘메소드’ 대본을 놓고 부부는 캐릭터들의 전사를 다양한 경우의 수로 이야기하며 수다 꽃을 피웠다고 한다.

“서로의 연기에 대해 이야기하기 보다는 작품에 대해 많이 이야기하는 편이다. 서로 컨디션 같아 더 이해되고 고마울 때가 많다. 작품 외적으로 서로 힘이 될 때가 많다. 그게 더 따뜻하고 힘이 되지 않을까.”

그는 “여배우들이 좀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영화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도 밝혔다.

“윤승아씨를 배우로서 존경하고, 배우로서 윤승아의 모습이 더 기대되고, 더 보고 싶은 욕심도 있다. 저의 집사람이어서 그렇다는 의미라기 보다는, 우리나라에서 특히 영화쪽은 여배우의 입지가 많이 좁아져 있는 게 현실이지 않나. 많은 여배우들이 좀 더 많은 기회를 얻었으면 한다.

저도 같은 배우로서 많은 이야기를 해보고 싶고, 많은 캐릭터를 만나보고 싶은 게 솔직한 마음이다. 여배우들이 늘 목말라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서 좀 아쉬웠다. 그런 의미에서 별 큰 힘은 안됐겠지만 초단편영화제에 참여해서 미약하나마 힘을 보태고 싶었던거다. 앞으로도 그런 활동을 계속 하고 싶다.“

<은교>, <연평해전>, <대립군> 등을 통해 많은 사랑을 받아온 김무열의 ‘늘 더 잘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고 했다. 그 만큼 관객들의 마음에 닿고 싶은 것. 하나의 작품이 관객들에게 던지는 파장이 큰 것을 알기 때문에 책임감 역시 크다고 했다.

“‘기억의 밤’이란 작품을 하면서, 우리가 얼마나 불안함 위에 서 있나? 란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의 잠들어 있는 의식을 깨우쳐주는 게 대단한 게 아니다. 결국 우리 같은 사람의 책임도 있지 않나. 그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부조리한 현실 속에서 각자의 입장을 가지고 인간들이 아웅다웅 하는 모습을 담은 우리 영화를 보면서 많은 울림을 가져가셨음 한다.”

한편, 김무열은 ‘기억의 밤’에 이어 영화 ‘인랑’(감독 김지운)과 OCN 드라마 ‘나쁜 녀석들:악의 도시’로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정다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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