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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건 원장의 탈모 이야기-4] 웨인 루니의 모발이식 수술은 왜 문제일까

모발이식은 평생 가능한 수술 횟수 3~4번 불과

루니는 20대 중반에 불과 2년만에 두 차례 실시

첫 수술할 때 몇십 년 내다본 장기 계획 필요

옥건 옥건헤어라인의원 원장옥건 옥건헤어라인의원 원장





얼마 전 영국 대중지인 ‘더 선(The Sun)’은 영국의 축구 스타인 웨인 루니가 3만4,000 유로 (약 4,400만원)를 들여 모발이식을 했으나 최근 들어 탈모가 재발한 것으로 보인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보도 이후 국내 몇몇 매체들도 앞다투어 다루었다. 원본 기사도 약간의 문제가 있었지만 원래 기사 의도와는 다른 오해의 소지가 있는 부분들이 있어 의학적인 사실에 근거해 설명해 보려 한다.

영국 대중지 ‘더 선’에 실린 웨인 루니의 최근 모습영국 대중지 ‘더 선’에 실린 웨인 루니의 최근 모습


루니는 런던의 한 병원에서 2011년에 모발이식을 하였고 2013년에도 한 번 더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술 이후 젊어 보이는 모습이 한동안 화제가 되었다. 안타까운 부분은 루니가 첫 수술을 받았을 때 20대 중반이었는데 2년 후 또 다시 큰 수술을 받았다는 점이다. 루니의 진단명은 유전에 의한 남성형 탈모이다. 이 경우 20대와 30대는 탈모가 한창 진행되는 시기로 처음 수술 시기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 상태에 따라 첫 수술 후 1~2년 안에 다시 수술 받게 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모발이식은 탈모 예방이 아니라 탈모 부위를 복구하는 수술이다. 탈모 초기에 수술하면 복구 부위가 좁기 때문에 소량을 이식할 수 밖에 없으나 탈모가 빨리 진행될 경우 몇 년 지나지 않아서 재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그렇지만 모발이식은 탈모가 진행될 때마다 계속할 수는 없고 평생 가능한 수술 회수도 최대 3~4번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처음에 수술할 때부터 몇십 년 후를 내다보는 장기적인 계획의 수립이 필요하다.

웨인 루니의 모발이식 수술 전 모습웨인 루니의 모발이식 수술 전 모습


루니가 수술 받은 런던의 병원은 장기 계획 수립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첫 수술을 받은 지 6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수술 부위 이외에 다시 탈모가 생기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왜냐하면 루니의 경우 머리 앞 부분에 이식된 모발은 원래 탈모가 없는 모발이라 거의 평생 유지돼지만 수술하지 않은 부위는 모발이식과 상관없이 탈모가 진행될 수밖에 없다.


국내외 기사들을 보면 거금을 들여 모발이식을 했어도 다시 탈모가 진행되어 수술이 실패한 것처럼 언급되어 있다. 그러나 루니의 모발이식은 머리가 거의 없었던 헤어라인과 M자 부위 위주로 시행되었고 최근 사진을 봐도 수술 부위는 좋아 보인다. 다만 본인이 원했어도 말렸어야 하는데 2년 사이에 2번 수술을 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탈모는 급격하게 진행되는 경우가 매우 드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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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루니의 수술을 집도한 런던 병원 홈페이지에는 1차 수술 전에 이미 2차 수술을 계획하고 있었다고 하니 이해하기 힘들다. 모발이식은 사실 정상밀도로 이식하는 것이 아니라 정상에 가깝게 보이는 밀도로 이식하는 것이다. 젊은 나이에 여러 번 수술하면 나중에 이식할 모발의 양이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영국 대중지 ‘더 선’에 실린 두 차례 모발이식 직후의 웨인 루니의 모습영국 대중지 ‘더 선’에 실린 두 차례 모발이식 직후의 웨인 루니의 모습


루니의 최근 사진을 보면 이식된 부위가 아닌 그 뒤쪽 정수리에서 탈모가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 탈모가 다시 재발한 것처럼 보이는 원인은 프로페시아 (피나스테리드) 나 아보다트 (두타스테리드)의 복용을 중단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 약들은 유전에 의한 남성형 탈모의 경우 정수리 부위에 가장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복용을 중단하면 수 개월 내에 효과가 없어진다. 또 하나의 가능성은 탈모가 갑자기 진행된 것이다. 드물지만 탈모 진행속도가 빠른 20에서 30대이기 때문에 2년이라는 짧은 시간에도 가능할 수 있다. .

전세계적으로 모발이식을 시행하는 나라는 100여 개국에 달한다. 기사에 언급된 모발이식 비용은 1회에 2,000만원을 넘을 정도로 비싸다. 하지만 이는 유럽, 미국 등의 선진국에만 해당한다. 국내의 경우 루니 정도의 모발이식 수술 비용은 보통 수백 만원 정도이다. 역시 일반인들에게는 부담되는 비용이지만 일반 성형과 달리 모발이식은 의사 외에 전문 인력이 3~6명이 필요하기 때문에 지나치게 비용이 싸거나 가능한 이식모의 개수가 적은 병원은 그 시스템을 의심해 봐야 한다.

‘더 선’은 몇 줄 안 되는 기사를 출처를 밝히지도 않고 다음과 같이 마무리하였다.

A witness said: “Wayne’s hair does almost as many disappearing acts as he’s done on nights out.”

해석하면 “목격자에 따르면 웨인의 머리는 밤 문화를 즐긴 만큼 빠졌다” 정도 될 것 같다. 이는 탈모와 모발이식에 관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 쓴 것으로 보인다. 초점은 탈모가 아니라 최근 루니의 가정 문제와 음주 운전 등 바르지 못한 사생활과 함께 팬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탈모에 빗대어 풍자하는 글일 뿐 루니가 받은 모발이식의 문제점을 언급한 글은 아니다./okhairline@naver.com

옥건 원장은···

▲가톨릭의과대학 졸업 ▲옥건헤어라인의원 원장 ▲국제모발이식학회(ISHRS) Best Practical Tip 수상

외부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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