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한국당 "밀실야합' 성토에 국민의당은 "어불성설" 반박

민주-국민의당 '밀월문자' 발각

한국당 "구태중의 구태" 격앙

의총선 정우택 사퇴론도 언급

"합의 파기하려는 핑계일 뿐"

민주-국민의당은 주장 일축

우원식(왼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5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팔짱을 끼고 정세균 국회의장을 향해 가고 있다./연합뉴스우원식(왼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5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팔짱을 끼고 정세균 국회의장을 향해 가고 있다./연합뉴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5일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의원총회를 마치고 밖으로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연합뉴스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5일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의원총회를 마치고 밖으로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연합뉴스


국회는 5일 전날 여야 3당 원내대표 간 내년도 예산안 극적 타결에도 불구하고 자유한국당의 반발로 후폭풍에 휩싸였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예산안을 둘러싼 선거제도 개편 합의설이 번지면서 두 당의 관계가 이전과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반면 한국당은 “두 당의 밀실야합으로 이뤄진 예산안”이라며 “구태 중의 구태”라고 반발했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한국당의 주장을 일축하며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하며 긴장감을 놓지 않았다.


국회는 이날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주고받은 ‘밀월 문자’가 공개되면서 발칵 뒤집혔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가 박홍근 민주당 수석부대표로부터 받은 문자메시지가 카메라에 포착된 것이다. 권 의원이 받은 메시지에는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개헌과 선거제도 개편에 공동 노력을 하고 자치단체장의 체육단체장 겸임을 금지하는 지방자치법개정안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법을 처리한다는 내용 등이 담겨 있었다.

국회는 이날 오전11시 예산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열 계획이었지만 한국당의 반발로 개회 2분 만에 정회했다. 공무원 증원과 법인세 인상 합의에 반발하던 한국당은 밀월 문자로 ‘본회의 표결 보이콧’까지 언급하며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애초 이날 오전 예산안 부수법안을 우선 처리할 계획이었지만 한국당이 불참하면서 부수법안 표결도 미뤄진 것이다. 기약 없는 기다림은 이날 밤까지 이어졌고 오후9시 본회의는 속개됐다.


한국당은 본회의 개회 전 의원총회를 열고 예산안 처리 여부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의총은 시작부터 의원들의 합의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성토로 뜨거웠다. 일부 의원은 임기를 열흘 남겨둔 정우택 원내대표의 사퇴론까지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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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태 의원은 “법인세 인상은 기업 하기 더 힘들게 하는 정책이고 공무원 증원도 잘못됐다”며 “(협상) 전략·전술이 전부 잘못됐고 여당에 말렸다”고 일갈했다. 이종구 의원은 “이런 예산안이 통과되는 것은 사회주의를 선포하는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나경원 의원은 “원내대표 합의는 의총의 추인을 받지 않으면 유효하지 않다는 것이 그간의 국회 관행이었던 만큼 파기 선언을 하고 재협상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어차피 (재협상이) 불가능하지 않느냐”며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의원들은 정 원내대표의 책임론과 함께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으로 예산안의 부당한 점을 강조하자고 주장하기도 했지만 현행 국회법상 예산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는 12월1일까지만 할 수 있어 무산됐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한국당이 제기한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예산 때문에 각 당이 중점 추진하는 법안에 진도를 못내 그런 것들(개헌과 선거구제 개편)을 추진하면 좋겠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철근 국민의당 대변인도 “정 원내대표가 참여한 3당 원내대표 간 잠정 합의 사항에 대해 ‘뒷거래’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3당 원내대표 합의를 파기하려는 핑계를 찾는 것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 역시 “정치현안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은 것뿐”이라며 “예산안에 비판적인 한국당이 트집을 잡으려는 의도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 원내지도부 중 일부는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 기류가 혹시라도 바뀌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동향을 살피기도 했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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