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한·중 해빙 무드…시중銀 中법인 "현지 파트너 찾아라"

"좋은 파트너 있어야 정부와 소통

기업·고객 상대 영업에서 유리"

현지 은행에 '지분 세일즈' 나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놓고 갈등하던 한중관계가 해빙 무드에 접어들며 양국 정상회담이 가시화한 가운데 국내 시중은행들이 중국법인의 ‘주주 현지화’를 도모하고 있다. 중국 정부와의 관계나 현지 기업과의 영업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해서다.

6일 은행권에 따르면 최근 중국 현지의 시중은행 임직원들은 중국법인의 일부 지분을 인수할 만한 현지 파트너 물색에 나섰다. 올 들어 하나은행이 중국법인 지분 일부를 현지화하기 위해 중국화신에너지 등과 논의하고 있으며 다른 은행들도 현지 업체를 주주로 확보하기 위해 나섰다. 은행들이 염두에 둔 것은 경영권을 확보하는 수준으로 49% 이하의 지분을 넘기는 방식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중국 파트너를 찾아보라는 특명을 받아 현지 직원들이 뛰고 있다”며 “다만 마땅한 파트너를 찾기가 쉽지 않아 다들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


이는 시중은행들이 중국법인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현지 유력 기업이나 은행들과의 파트너십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사드 배치로 인한 양국 간 갈등을 겪어보니 중국 규제 환경을 홀로 헤쳐나가기에는 한계가 있음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국민은행은 올해 3·4분기 누적으로 15억6,200만원의 순손실을 내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고 우리은행은 전년 같은 기간 298억원에서 올해는 90억원으로 순이익이 대폭 감소하는 등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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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은 이미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과는 어느 정도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추가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현지 기업이나 개인 고객과 거래를 터야 하는데 순수 외국계 은행으로서 만만치 않다는 설명이다. 국민·신한·하나·우리·기업 등 5개 은행은 중국법인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시중은행 고위관계자는 “중국법인의 자체적인 성장은 다들 어렵다는 분위기”라며 “비록 중국이 시장 규모는 크지만 영업 환경이나 수익성을 고려할 경우 같은 자본이라면 동남아시아에 투입하는 것이 나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미 시중은행들은 직원 대부분은 물론 분행장(지점장)도 현지 직원으로 두는 등 인력의 현지화를 어느 정도 완료했으나 여전히 영업에 애로를 겪고 있다. 따라서 현지 기업과의 거래를 늘리는 자산의 현지화를 더욱 가속화해야 하는 지금 단계에서는 좋은 파트너가 있으면 중국 당국과의 소통은 물론 현지 고객과의 거래 시 이미지가 개선되는 효과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시중은행들의 중국 현지 고객과의 거래 자산 비중은 40~60% 상당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의 또 다른 관계자는 “만약 리테일(개인 고객)을 더 늘리고 싶다면, 특히 지분 공유를 통한 이미지 개선이 주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때 가장 유망한 파트너는 역시 현지 은행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중국 중앙은행이 현지 은행의 대출 규모 제한에 들어갔기 때문에 현지 은행이 국내 은행의 지분을 보유해 기업대출을 나눠 들어갈 수 있다면 현지 은행으로서는 좋은 선택이라는 것이다. 일반 기업이 지분을 확보할 경우 자칫하면 그룹 계열사 대출비중을 늘려 대출자산 포트폴리오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 또 중국에서는 기업이 은행 지분을 갖기 위해서는 만족시켜야 할 조건이 상당히 까다롭다는 설명이다. /조권형·이주원기자 buzz@sedaily.com

조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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