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몸’과 ‘생리’에 대한 범시대적, 범세계적 탐구다큐 <피의 연대기>가 시즌그리팅 티저 포스터를 공개해, 예비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티저 포스터는 생리컵, 면 생리대, 탐폰 등 다양한 형태와 색깔의 생리용품과 2018년 달력 속에 새겨진 ‘빨간날’이 함께 어우러져 크리스마스 카드와 같은 축제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모두가 환호하는 공휴일의 ‘빨간날’과 달리, 귀찮고 감추고 싶은 여성들의 ‘빨간날’. 하지만 여성들에게는 한 달에 한 번, 일 년에 12번, 살아가면서 적어도 400번,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생리의 ‘빨간날’이 찾아온다. 그리고 그 ‘빨간날’은 그날, 마법, ㅅㄹ, 대자연, 반상회 등의 용어가 보여주듯 사회 속에서 숨겨져 왔다. ‘생리는 왜 부끄러운 일이 되었을까? 다르게 피 흘릴 방법은 없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영화 <피의 연대기>는 기나긴 생리의 역사를 탐구하며, 다양한 연령, 성별, 인종, 직군의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간 터부시해온 생리 이야기를 재기 발랄하게 풀어놓는다. 티저 포스터 속에 담긴 ‘2018년, 조금 특별한 빨간날이 더 많아질 거야!’라는 카피에는 여성 스스로와 사회가 지닌 생리에 대한 부정적 함의가 약화되고 있으며, 앞으로 더 변화할 것이라는 희망 찬 바람이 담겨있다.
한편 <피의 연대기>는 제43회 서울독립영화제를 통해 관객과 만나며 “손이 안 닿는 곳을 긁어 주는 느낌”(트위터 AKA_sHoN_****), “유쾌한 영화”(트위터 boricho****), “귀엽고 일상적인 이야기”(트위터 myduc****), “보다 보면 몰입하게 만드는 매력”(네이버 hw****), “남성인 나도 귀를 더욱 열어야 함을 느꼈다”(인스타그램 hwee****) 등 폭넓은 공감을 얻고 있다. 지난 12월 2일(토) 서울아트시네마에서 개최된 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한 김보람 감독은 “처음에는 생리 다큐가 관객들이 즐길만한 영화가 될 수 있겠냐는 반문을 받기도 했지만, 점점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이야기라는 공감대를 얻게 되었다”며 추운 날씨에도 극장을 가득 메워준 관객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