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스포츠 문화

[책꽂이-번역전쟁] 남발하는 '포퓰리즘'?…참뜻은 개혁운동

■이희재 지음, 궁리 펴냄






미국의 언어학자 에드워드 사피어는 “언어가 사고를 지배한다”고 말했다. 언어로 사고를 한다는 점에서 그의 말은 타당하며, 이를 우리는 몸소 체험할 수 도 있다. 책은 바로 오역된 단어 및 용어가 어떻게 우리 사고를 지배하는지 특히 이러한 단어들이 어떻게 서민을 배제하는 기제로 사용되는지를 신랄하게 파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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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대중 인기 영합주의로 번역되면서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한 ‘포퓰리즘’은 대표적으로 오역되고 오역을 유도한 세력들이 가공한 단어이자 개념이다. ‘populism’은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토지 소유 제한, 철도 국유화, 금융 민주화를 요구하며 미국에서 자작농이 중심이 되어 벌인 개혁 운동이었다. 대문자 P로 시작하는 ‘Populism’은 처음에는 한 정당의 강령을 가리키는 중립적 의미로 쓰였지만, 소문자 ‘populism’로 바뀌면서 유권자의 인기에 영합하는 무책임한 정책이자 용어로 낙인찍히는 과정이 눈길을 끄는 가운데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이 외에도 ‘인턴’, ‘민영화’, ‘극우’ 등 단어를 통해 우리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그리고 그 안에서 서민과 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들이 어떻게 교묘하게 배제되는지를 통렬하게 보여준다. 2만5,000원

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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