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사 영업팀장인 차부장님과 여의도 공원을 걸으며 커피 한잔을 하던 때였다. 차 부장님은 조심스럽게 얘기를 꺼냈다. “요즘 회사가 유동성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제가 재무팀은 아니라 잘은 모르지만, 회사에 자산이 꽤 있는 걸로 아는데 그것을 팔아서 현금화하고 유동성위기를 막으면 되지 않나요? 그런데 왜 그러지 않는지 잘 모르겠어요?”
필자가 대답했다. “차부장님. 회사의 자산이라고 마냥 다 팔 수도 없고, 또 단기간에 현금화된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따라서 재무제표에서는 현금화하기 쉬운 순서대로 자산을 배열해주고 있었습니다. 그것이 유동자산과 비유동자산이라는 것입니다.”
1. 일반적으로 1년 (or 정상영업주기) 이내에 현금화하기 쉬운 자산 - 유동자산
회사가 단기적으로 현금이 필요하다면 유동자산부터 체크해야 한다. 유동자산은 일반적으로 1년 이내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이다. 유동자산의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는 현금인데, 그 자체가 부족하니까 회사가 걱정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다음으로 확인해야 할 것이 단기금융상품이다. 회사도 예금·적금 등을 가입하고 있다. 단기금융상품은 만기 1년 이내의 예금·적금 등 금융상품에 가입한 상품이다. 따라서 돈이 급하면 언제든지 해지하고 현금화하면 될 것이다. 하지만 이 때 주의해야 할 것은 해당 금융상품이 질권설정 등의 사용제한이 걸려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회사가 과거에 돈을 빌리면서 채권자에게 담보로 제공했을 경우 질권설정이 걸려있으면, 그 채무를 갚기 전 까지는 마음대로 인출할 수 없게끔 설정해 놨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런 중요한 내용은 어디서 볼 수 있는 것인가? 재무제표의 ‘주석’에 보면 ‘사용제한 금융상품’과 관련하여 설명해주고 있다.
사실 일반적으로 유동자산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항목은 매출채권이 많다. 따라서 채권회수가 그만큼 중요하다. S사를 살펴본 결과 유동자산 중 절대적으로 매출채권이 많았다. 마침 영업팀장 이었던 차부장님에게 매출채권 회수는 잘 되는지 물었다. 그랬더니 차부장님이 대답하기를, “사실 채권 회수가 점점 미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차피 안 줄 것도 아니고 받긴 받을거니 크게 걱정할 사항은 아닙니다.” 사실 이 회사의 단기 유동성 위기의 원인은 영업팀장인 차부장님에게도 있었다. 공격적으로 매출하는 것도 좋지만, 제 때에 대금이 회수되는 것이 중요하다. 대다수 회사들이 매출채권은 유동자산에 분류하고 있는 이유가 1년 이내에 회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자금운용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2. 일반적으로 1년 이상 기업 내에 체류하는 자산 - 비유동자산
비유동자산으로는 크게 2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영업을 위해 사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공장, 기계장치, 특허권, 면허권 등이다. 공장이나 기계장치처럼 물리적 형태가 있는 것을 유형자산이라 하고, 특허권이나 면허권처럼 물리적 실체가 없는 것을 무형자산이라고 부른다. 둘째, 본래 영업목적이 아닌 투자이익을 얻기 위해 보유하고 있는 투자부동산이나 금융자산이다. 이러한 자산을 투자자산이라고 부른다.
만약 회사가 단기적으로 현금이 필요하다면 유동자산에서 해결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그러고도 부족하다면 투자자산의 처분을 고려해야 한다. 다만 투자자산의 처분 시에는 회사가 최초에 취득한 투자금액 대비 수익률을 고려하여 실행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사실 투자자산을 급하게 처분하면 제 값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회사에는 손해일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투자자산을 비유동자산으로 분류하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회사가 중·장기적으로 전략을 갖고 처분해야 할 자산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회사의 유동성위기가 정말 급하다면 어쩔 것인가? 해당자산까지 팔아야 하는 상황이 오는 것이다.
영업자산인 유형자산과 무형자산은 어떠한가? 사실 해당 자산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팔아서는 안되는 자산이다. 말 그대로 영업자산이기 때문이다. 해당 자산까지 팔아야 하는 것을 고려할 때는 이미 회사의 존폐 위기까지 거론해야 하는 심각한 상황일 것이다.
3. 결론: 유동자산과 비유동자산 - 곧 자산의 역할을 알려주는 좋은 정보다.
유동자산은 회사의 믿음대로 1년 (or 정상영업주기) 이내에 현금화해 주는 것이 가장 미덕이고, 비유동자산은 중·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회사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안정적으로 운용해 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