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격차가 벌어지는 것은 안보위기로 한국관광을 꺼리는 분위기가 조성된데다 계속된 엔저가 주요인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일본에 몰려드는 게 한국인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올 들어 10개월간 일본을 찾은 외국인은 2,380만명으로 역대 최고다. 그만큼 일본이 관광지로서 매력적이라는 얘기다. 세계경제포럼(WEF)의 2017년 여행·관광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은 4위를 차지했다. 19위인 한국과는 한참 차이가 난다.
관광수지도 올 3·4분기까지 일본은 106억달러 흑자지만 우리는 97억달러 적자다. 2010년대 초까지만 해도 한일 관광의 경쟁력은 엇비슷했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5년 새 일본은 세계인의 관광지로 거듭난 데 비해 한국은 제자리다. 왜 이런 차이가 났을까. 무엇보다 정부 정책이 희비를 갈랐다. 일본은 아베 신조 총리 취임 이후 규제개혁에 나서 비자 문턱을 낮추고 면세점·품목을 대폭 늘렸다. 2012년 4,000개 남짓이던 사후면세점이 현재 4만개를 넘을 정도다.
그 사이 한국은 유커에 취해 손 놓고 있었으니 당연한 결과이지 않겠는가. 사드 보복 이후 정부·업계 모두 정신을 차린 것 같아 다행이다. 하지만 일본을 따라잡으려면 한참 멀었다. 동남아국 비자 면제 확대와 인도 단체관광비자 신설, 1인 관광통역사 등록기준 완화 등 규제를 더 과감하게 풀 필요가 있다. 서울·제주 쏠림, 쇼핑 위주 관광 등 드러난 문제점을 시급히 개선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