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정책 당국의 한마디 한마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정보기술(IT)·바이오 등으로 이어지던 순환매가 힘이 빠지며 추가 상승동력을 정부의 정책 의지에서 찾고 있는 셈이다.
11일 코스닥시장은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 등 바이오주들이 다시 강세를 보이며 단숨에 760선을 넘어섰다. 지수는 지난주 말보다 2.69% 오른 764.09를 기록했다. 셀트리온이 4.54% 오른 20만5,000원을 기록하며 3거래일 만에 다시 20만원대를 회복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8.73%, 티슈진은 4.34% 상승했다. 바이오주뿐만 아니라 엔터주들도 강세를 보였다. 스튜디오드래곤이 5.48% 오른 6만3,500원을 기록했고 CJE&M은 2.69% 올랐다.
이날 코스닥시장을 자극한 것은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발언이다. 최 위원장은 이날 금융위 출입기자단 대상 간담회에서 “코스닥시장 활성화 방안은 관계부처와 조속히 협의를 마무리 지어 빠르면 올해 안, 늦어도 내년 초에는 구체적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내년으로 늦춰졌다고 알려졌던 코스닥시장 활성화 방안이 연내로 앞당겨질 수 있다는 소식이 코스닥시장에 호재로 작용했다.
지난달 초부터 시작된 코스닥지수의 가파른 상승은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지난달 2일 기획재정부와 중소기업벤처부·금융위가 공동으로 발표한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방안’에서 정부는 회수시장의 기능 회복과 활성화를 위해 코스닥시장을 키우고, 연말에 코스닥 중심의 자본시장 혁신방안을 발표하겠다고도 했다. 박스권을 뚫고 2,500 ‘고지’를 넘어선 코스피와 달리 정체에 빠졌던 코스닥시장은 바로 반응했다. 정책 발표 직후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이 재빨리 매수세로 돌아섰고 개인투자자들도 빚을 내 주식을 사는 신용융자 거래에 나서며 지수는 같은 달 24일 장중 800선까지 돌파했다. 정책 발표 직전인 지난 10월31일 694.20에서 100포인트가 오른 것이다.
그러나 정책 발표 후 약 한 달여 만에 지수는 그동안의 상승분을 반납했다. 12월 발표할 것이라고 알려졌던 정책이 늦춰지고 각종 세제혜택이 무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기 때문이다. 지수가 올랐을 때처럼 하락 역시 정부 정책이 원인 제공자가 된 셈이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장의 상승동력이 약화 된 상황에서 정부의 정책 의지에 따라 시장이 출렁거리고 있다”며 “기재부 등 관계 부처와의 협의가 아직 결론 나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이 너무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