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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건강상식]성홍열, 발열·두통에 좁쌀 크기 발진땐 의심

'딸기 혀' 나타나면 즉각 병원 찾아야

주부 이미리(37)씨는 최근 여덟살배기 둘째 아들이 급작스러운 고열에 시달려 여러 차례 병원을 오가는 등 마음고생이 많았다. 처음에는 조금 심한 목감기라는 의사 말에 안심했지만 감기약을 먹여도 열이 내리기는커녕 급기야 몸에 열꽃이 피어날 정도로 증세가 심각해지자 여러 번 다른 병원을 찾았고 결국 “성홍열이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았다.

1990년 이후 매년 100건 내외만 발병해 ‘옛날 유행병’ 정도로 여겨졌던 성홍열이 최근 0~9세 아이들을 중심으로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올해는 보건 당국에서 수차례 ‘주의보’를 내렸을 정도로 예사롭지 않은 급증세를 보였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달 2일까지 접수된 성홍열 신고 건수는 2만754건으로 지난해(1만1,911건)보다 약 2배, 5년 전보다는 무려 21배나 늘었다. 질병관리본부 측은 “2012년부터 성홍열 신고 범위가 확진 환자에서 의심(의사) 환자로까지 늘어나며 수치적으로 급증한 것처럼 보이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올해는 몇몇 지역의 학교나 보육시설 등에서 집단 발병하는 등 걱정되는 부분이 있어 추이를 지켜보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성홍열은 목의 통증과 갑작스러운 발열·두통 등이 나타난다는 점에서 자칫 감기로 착각하기 쉽다. 다만 작은 좁쌀 크기의 발진이 입 주위를 제외한 전신에 나타나는 점에서 감기와 다르다. 특히 혀를 내밀었을 때 붉은색을 띠고 돌기가 붓는 딸기 모양의 새빨간 혀가 발견된다면 성홍열이 의심되므로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또 성홍열은 베타 용혈성 연쇄상구균에 의해 발생하는 세균성 감염 질환으로 방치하면 폐렴, 급성 류머티즘열이나 사구체신염 등의 중증 합병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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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도 성홍열을 예방할 백신은 아직 없다. 감염을 피하려면 조심하는 수밖에 없고 증세가 나타나면 즉각 의료기관을 방문해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 열흘 정도 항생제를 투여하는 것으로 완치가 가능한데 아이 증상이 호전됐다고 해서 바로 항생제를 끊었다가는 균이 다 제거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처방기간을 지켜 약을 챙겨 먹여야 한다.

일반적인 위생 수칙을 잘 지키는 것도 감염병 예방의 지름길이다. 올바른 손 씻기 습관을 기르고 수건이나 물컵 등 개인용품은 다른 사람과 공유하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성홍열은 기침을 통해 감염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증상이 있을 때는 마스크를 쓰도록 하자. 조은희 질병관리본부 감염과관리과장은 “어린이집·학교 등 집단시설에서 성홍열이 유행할 경우 시설을 소독하고 가이드를 주는 등 확산을 막기 위해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며 “부모들도 성홍열에 걸린 아이가 항생제를 잘 챙겨 먹도록 돌보고 기침 예절을 잘 가르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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