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의 제빵기사 직접고용 시정지시를 놓고 파리바게뜨 본사와 민주노총 계열 노조가 맞서고 있는 가운데 한국노총 계열의 제빵기사 노조가 조직됐다. 기존 민주노총 소속 노조가 무조건 본사의 직접 고용을 주장하고 있는 데 비해 한국노총 소속 노조는 3자 합작회사를 통한 고용에 대해서도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둔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논란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노총 공공연맹 중부지역공공산업노동조합은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1,000여명이 조합원으로 가입했다고 12일 밝혔다. 노조에 가입한 근로자들은 파리바게뜨 8개 협력사에 소속돼 있는 제빵사들로 노조는 조직확대를 통해 전체 제빵기사(5,300여명)의 과반을 노조원으로 확보해 교섭대표 노조로서의 지위를 얻는다는 방침이다.
한국노총 소속 노조 조합원은 이날 현재 제빵사 전체의 과반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민주노총 계열 화학섬유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700여명) 노조원보다 300여명 많다. 단숨에 다수 노조가 된 셈이다.
한국노총 노조는 지난 8일 파리바게뜨 회사대표 앞으로 교섭을 요구하는 공문을 전달했으며 이에 대해 파리바게뜨는 이날 노조 존재 여부와 실제 규모를 확인할 수 있는 증거자료 등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파리바게뜨는 답변이 돌아오는 대로 대화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관심을 끄는 것은 한국노총 산하 노조가 직고용에 대해 유연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문현군 한국노총 부위원장은 “기존 민주노총 노조와 생각이 다른 제빵기사들이 모여 한노총 소속 노조를 결성하게 됐다”며 “기존 노조가 본사와의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이들이 요구하는 직접고용 형태도 명확하지 않아 불안해하는 제빵기사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제빵기사들이 원하는 것은 빠른 사태 해결과 고용 안정”이라며 “어떤 고용형태가 바람직한지에 대해서는 노동자들 간에도 이견이 있는 만큼 조합원들의 총의를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파리바게뜨 사태 해결을 놓고 2개의 노조가 설립되면서 노·노 간 갈등도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박윤선기자 세종=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