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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선수단, 개인 자격으로 평창올림픽 참가 확정

러시아올림픽위원회 회의 통해 최종 결정, 러시아 국기 대신 올림픽기 달고 경쟁

러시아 귀화 쇼트트랙 스타 빅토르 안도 정상 출전할 듯

알렉산더 주코프 러시아올림픽위원회 회장이 12일 모스크바에서 회의를 마친 뒤 러시아 선수들의 평창올림픽 개인 자격 출전을 허용한다는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모스크바=AFP연합뉴스알렉산더 주코프 러시아올림픽위원회 회장이 12일 모스크바에서 회의를 마친 뒤 러시아 선수들의 평창올림픽 개인 자격 출전을 허용한다는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모스크바=AFP연합뉴스




러시아 선수단이 예상대로 ‘올림픽기’를 들고 평창올림픽에 참가한다.


1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는 이날 러시아 선수들의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인 자격 참가를 허가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알렉산더 주코프 ROC 회장은 “(선수와 코치, 관계자 등이 참석한 올림픽 회의를 통해) 선수들을 평창에 보내기로 의견을 모았다. 우리 선수들은 한국에서 정상적으로 경쟁하고 금메달도 딸 것”이라고 말했다. ROC는 평창올림픽 참가 희망자 명단을 곧 정리할 계획이다. 이로써 한국에서 러시아로 귀화한 쇼트트랙 스타 빅토르 안(안현수)도 평창올림픽에서 강릉 아이스아레나를 누빌 수 있게 됐다.

엄격한 도핑(금지약물 복용) 검사를 통과한 러시아 선수들은 내년 2월9일부터 시작되는 평창올림픽에서 러시아 국기 대신 오륜기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어야 한다. 유니폼에는 러시아 국가명(RUS) 대신 ‘OAR(Olympic Athlete from Russia·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가 찍힌다. 또 금메달을 따면 시상대에서는 러시아 국가 대신 ‘올림픽 찬가’가 나오게 된다.


이런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방침 때문에 러시아 정부가 올림픽 참가를 보이콧 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IOC 결정이 내려진 직후인 지난 7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보이콧은 없다”고 선언하면서 개인 자격 참가에 무게가 실렸다. 이어 이날 ROC의 공식 발표가 나오면서 흥행 실패를 우려했던 우리 정부와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도 한숨 돌리게 됐다. 세계 2위 리그인 러시아대륙간아이스하키리그(KHL)가 평창올림픽을 건너뛸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각국에 퍼진 KHL 소속 선수들도 문제없이 평창올림픽에 나올 것이 확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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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IOC는 지난 6일 스위스 로잔에서 집행위원회를 열어 국가 주도의 도핑 스캔들을 일으킨 러시아 선수단에 대해 평창올림픽 참가를 금지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 직전부터 국가 주도의 조직적인 도핑 조작 의혹을 받아왔다. 당시 IOC는 각 종목 단체에 개별적으로 러시아의 올림픽 출전 금지를 결정하도록 떠넘겼고 육상과 역도를 뺀 대부분의 종목에서 러시아 선수들은 정상적으로 올림픽에 참가했다. 그러나 도핑 스캔들의 중심이 동계올림픽인 2014년 소치 대회였던 만큼 IOC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초강수를 꺼내 들었다.

다만 IOC는 개인 자격의 참가는 막지 않겠다면서 징계안 마지막 부분에 “ROC와 러시아 선수들이 징계 요구안을 충실히 이행한다면 평창올림픽 폐막식 때 징계를 철회할 수도 있다”고 명시했다. 다음 동·하계올림픽에는 정상적인 참가를 허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러시아가 이날 발표대로 개인 자격 선수들을 올림픽에 파견할 경우 약속대로 평창올림픽 폐막식에서는 러시아 국기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코프 회장은 “우리는 200명 정도 규모의 가장 강력한 선수들을 평창올림픽에 그대로 파견할 것이다. 예를 들어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최강 멤버로 구성될 것”이라고 약속하면서도 스포츠중재재판소(CAS)를 통한 제소 절차는 그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이 제소 절차는 소치올림픽에서의 도핑이 적발돼 올림픽에서 영구 제명된 25명에 대한 것이다. 러시아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주장인 일리야 코발추크는 “ROC의 결정은 IOC의 금지 조치 이후 일어난 일련의 소동을 잠재울 것이다. 선수들을 지켜준 신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우리는 올림픽에 간다”고 말했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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