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4차산업혁명 대비 낙제수준이라는 현장의 지적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기업 현장의 대비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진흥원이 최근 2,193곳을 대상으로 조사해보니 국내 창업·벤처기업의 4차 산업혁명 대비 수준은 100점 만점에 57.9점에 불과했다. 한마디로 낙제 수준이다. 특히 전체의 36.0%만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고 3분의2는 전혀 대응을 못하고 있다니 걱정스럽다.


이유를 보면 우리나라가 가야 할 길이 한참 멀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전반적 이해 부족(13.5%), 신산업 법제 정비 미흡(12.7%), 기술선점·확보 미흡(10.4%) 등 그동안 제기돼온 문제점 그대로다. 정부와 정치권이 기회 있을 때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거론했지만 진전된 게 별로 없다는 얘기다. 말의 성찬만 넘쳐나고 실천은 더디니 당연하지 않겠는가.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갈 주역은 창업·벤처 업계다. 미국·중국 등에서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대다수 업체는 기술창업기업이나 벤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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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스타트업이나 벤처의 힘을 빌리지 않고서는 혁신성장이 어려운 시대다. 그런데도 국내 창업·벤처 업계의 현실은 4차 산업혁명에 대비조차 못할 정도로 초라하기 짝이 없다. 대기업도 이런저런 규제에 묶여 대응이 순탄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늦게나마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지난달 향후 5년의 청사진을 제시했고 일자리위원회도 그제 인재 5만명 육성 등의 대책을 내놓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당국은 구체적인 실천계획 마련과 함께 무엇보다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현장에서는 획기적인 규제 완화가 있어야 그나마 다른 나라와의 경쟁이 가능하다고 토로한다. 창업·벤처 업계는 물론 대기업들도 절박한 상황이다. 신기술과 신사업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M&A)·연구개발(R&D)에 과감히 투자해야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R&D 투자 활성화 등을 막고 있는 걸림돌을 제거해주는 게 당장 정부가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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