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러슨 장관은 이날 미 워싱턴DC에서 국제교류재단과 미 싱크탱크인 애틀랜틱카운슬이 공동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해 “우리는 언제든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며 “조건 없이 북한과 첫 만남을 갖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미국이 무조건 북한과 만날 수 있다는 공식 의사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틸러슨 장관은 북한을 향해 “그냥 만나자. 원한다면 우리는 날씨 얘기를 할 수도 있다”며 대화 의지를 밝혔다. 그는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해야만 대화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면서 북미가 일단 만난 다음에 “어디로 나아갈지를 다룰 로드맵을 펼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대화를 하려면 일정 기간 (도발) 휴지기는 있어야 한다”며 북측이 탄도미사일 발사 등 추가 도발을 중단해야 한다는 점을 부각했다.
백악관은 틸러슨 장관의 대북 제안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에 대한 견해는 바뀌지 않았다”는 모호한 답변을 내놓았지만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지금이 (북한과) 무력충돌을 피할 마지막이자 최고의 기회”라고 말해 틸러슨의 발언이 상당 부분 조율된 것임을 시사했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13일 ‘틸러슨 제안’을 주요 뉴스로 보도하며 “미국이 큰 양보를 했다”고 평가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평화적 방식의 완전한 북핵 폐기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된다면 (북한과) 다양한 형태의 접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뉴욕=손철특파원 민병권기자 runiron@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