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필리핀으로 도피한 범죄자 47명 전세기 태워 단체 송환

보이스피싱 사기범, 19년 전 도피한 폭력사범 등 포함

단체 송환, 코리안데스크와 현지 수사시관 협조로 성사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일당 등 국내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필리핀으로 달아난 한국인 피의자 47명이 인천공항을 통해 단체로 송환됐다. 전세기를 통한 단체 송환은 이번이 처음으로 한해 송환되는 인원과 맘먹는 수준이다. 송환자 명단에는 19년 만에 국내로 송환되는 피의자도 포함돼 있다.

경찰청 외사국 외사수사과는 사기·마약·폭력 등 국내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필리핀으로 도피한 국외도피사범 47명을 전세기를 통해 국내로 송환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에 송환된 피의자 중에는 보이스피싱 등 사기범이 39명이며 이들로 인한 한국인 피해자들의 피해액만 46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외에도 마약사범, 폭력사범, 절도사범, 부정수표단속법 위반자 등이 포함돼 있다.


가장 오랜 기간 필리핀에 체류한 피의자는 폭력사범인 A씨로 지난 1997년 11월 필리핀으로 도피한지 19년 만에 국내로 송환된다. 이외에도 필리핀에 근거지를 둔 보이스피싱 조직 21명이 현지에 파견된 한국 경찰인 코리안데스크와 현지 사법기관의 공조로 지난 5월 검거돼 이번에 송환된다. 이에 따라 올해 필리핀에서 송환된 도피사범은 역대 최대 규모인 총 138명으로 늘어났다. 필리핀 도피사범 송환은 2014년 33명에서 2015년 47명, 2016년 84명으로 증가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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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은 한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데다 상대적으로 치안이 열악해 범죄자들의 주요 도피장소 중 하나로 꼽혀왔다. 이에 따라 경찰은 필리핀으로 도주한 범죄자들을 추적하고 현지에 본거지를 둔 조직적 범죄를 소탕하기 위해 코리안데스크를 통해 현지 사법기관과 지속적으로 공조수사를 벌여 검거된 한국인은 90여명에 달한다. 이들은 통상 3~6개월 가량 현지 외국인 수용소에 머물다 한국으로 송환된다.

국내 최초로 전세기를 활용한 범죄자 단체송환인 만큼 경찰은 호송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비해 호송에 동원된 경찰관들을 대상으로 수차례 예행연습과 근무수칙 교육을 진행했다. 호송에 동원된 필리핀 이민청 소속 수사관만 120명이며 이들은 호송차량 20대를 이용해 마닐라 국제공항까지 피의자들을 호송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국내로 입국한 피의자들은 관할 경찰서로 신병이 인계돼 조사를 받은 뒤 유치장 수감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송환은 국경을 초월한 국제공조수사 역량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며 “경찰청은 해외 경찰과 적극적으로 공조해 범죄자는 국내는 물론 국외에서도 반드시 검거돼 처벌을 받는다는 원칙을 확립하고 사법정의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최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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