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서울경제TV] 인위적 물갈이 없다면서… 공기업 사장 줄 사퇴

조환익 한전사장, 임기 3개월 남기고 퇴임

“내부인사 불투명… 임기 채워 책임있는 모습 보였어야”

3개월 먼저 나가는게 후배 길 열어주는지 의문

문 정부, 인위적 물갈이 없다지만 반대 모습 나타나

임기 1년 넘게 남은 발전 자회사 사장 4명 일괄 사표

김학송 도로공사 사장, 임기 5개월 남기고 자진 하차

홍순만 코레일 사장, 임기 1년 넘게 남았지만 사표







[앵커]


그동안 정권이 바뀌면 공기업 사장이 줄줄이 그만두는 물갈이 인사가 진행됐습니다. 새 정권이 국정 철학에 맞는 코드 인사란 명분을 내세워 선거 공신들을 공기업 수장에 줄줄이 앉힌 건데요. 문재인 정부는 이같은 관행을 적폐로 보고 전 정권 때 임명된 공공기관장에 대한 인위적인 물갈이는 없다며 선을 그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이런 기조와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보도에 정창신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8일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의 갑작스런 퇴임으로 에너지 공기업의 사장 자리가 공석 상태입니다.

조 전 사장은 임기가 내년 3월 27일까지로 3개월 가량 남았습니다. 그는 퇴임사에서 “후임에게 길을 열어줘야 한다”면서 “제가 원해서 좀 더 일찍 퇴임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한전의 한 직원은 “연말 내부 인사가 진행되는데 사장 퇴임으로 불투명해 졌다”면서 “인사를 마무리하고 남은 임기를 채웠다면 더 책임 있는 모습이 됐을 것”이라고 아쉬워했습니다.

3개월 먼저 나간다고 후배에게 길을 터줄 수 있는 것이냐도 의문입니다. 또 스스로 퇴임한다고 굳이 언급한 것은 외압이 있었다는 것을 애써 부정한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실제로 지난 9월 11일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한 식당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공공기관장은 국정철학을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실상 공공기관장 인선 방향을 제시한 것 아니냐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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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는 전 정권 때 임명된 공공기관장에 대한 인위적인 물갈이는 없다는 기조를 보여왔지만 지금의 모습은 이와 반대되는 분위기입니다.

결국 백 장관의 말 한마디에 한전 발전 자회사의 장재원 남동발전 사장, 윤종근 남부발전 사장, 정하황 서부발전 사장, 정창길 중부발전 사장 등 4명이 일괄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이들은 모두 임기가 2019년 1월 또는 11월까지로 1년 이상 남은 상황이었습니다.

특히 장재원, 정창길 전 사장은 한전에서 사회생활을 출발한 인물이고, 나머지 두 명도 10년 가량 한전에서 일한 인물들입니다.

이들이 외부 낙하산 인사도 아니고 사실상 한전 내부 출신 인물인데 국정 철학이라는 잣대를 들이대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는 지적입니다.

상황이 이렇자 업계에선 촛불 민심을 등에 업고 탄생한 문재인 정부도 이전 정부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들보다 앞서 김학송 전 한국도로공사 사장은 “새 정부에 부담을 주기 싫다”는 이유로 지난 7월 사표를 제출했습니다. 임기가 5개월 가량 남았지만 스스로 하차를 선택한 겁니다.

홍순만 전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도 지난 7월 임기를 1년 넘게 남기고 사퇴했습니다. 홍 사장은 코레일과 철도시설공단의 통합에 대해 “정부 결정에 따를 것”이라며 현 정부의 정책 기조에 발맞출 계획을 밝혔지만 특별한 이유 없이 사표를 낸 바 있습니다.

[영상편집 소혜영]

정창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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