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세포치료제 개발 탄력...치매 정복 빨라지나

세포배양·유전자 교정기술 발전

정부 규제완화 움직임도 호재로

바이로메드·앱클론·파미셀 등

면역·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박차



줄기세포·면역세포 등 살아있는 세포를 환자 내 직접 주입하는 방식으로 암·치매 등 각종 난치병을 해결하겠다는 ‘세포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첨단재생의료법 제정과 생명윤리법 개정이 논의되는 등 세포치료제 연구개발을 가로막고 있던 각종 규제들의 개선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것과 맞물려 미국에서도 관련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는 점이 국내 기업들의 개발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세포치료제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부쩍 늘었다. 국내 기업들의 관심사는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되는데 우선 환자 자신의 면역세포(T세포)를 유전공학적으로 재프로그램해 난치성 암을 고치는 일종의 ‘CAR-T(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치료제의 개발 붐이 눈에 띈다.

신약개발벤처인 바이로메드는 지난달 현재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VM202)의 다음 파이프라인으로 CAR-T 면역항암제 개발을 본격화한다고 밝힌 바 있다. 회사는 고형암 또는 혈액암에서 많이 발현되는 CAR 유전자 3개를 개발해 2022년까지 임상시험 단계까지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기술특례를 통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신약개발기업 앱클론 역시 서울대 의과대학과 협업해 기존 CAR-T 치료제의 면역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치료제를 개발, 곧 동물실험 단계에 들어간다. 화학의약품을 주로 만들던 제약사들 역시 면역세포를 활용한 항암제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JW신약의 자회사 JW크레아젠은 수지상세포에 특이적 항원을 주입해 암줄기세포 등을 공격하도록 하는 교모세포종(뇌종양) 치료제 ‘크레아박스-비씨’의 임상 시험에 돌입했으며 보령제약은 52% 지분을 투자한 바이젠셀을 통해 세포독성 T세포를 활용한 혈액암·폐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2005년 황우석 사태 후 오랜 침체기를 걷는 듯 보였던 줄기세포 기업들도 활발한 연구개발 활동을 재개하는 모습이다. 재생의학의 ‘꽃’으로 불리는 줄기세포 치료제는 치매·급성뇌졸중·아토피·간경변 등 각종 난치성 질병들을 치료할 새로운 희망으로 부상하는 중이다. 예컨대 파미셀은 이달 알코올로 손상된 간 조직의 섬유화를 개선해 간 기능을 회복하는 효능의 줄기세포치료제 ‘셀그램-LC’의 미국식품의약국(FDA) 임상 1상 신청을 승인받아 곧 현지 임상에 돌입할 계획이다. 국내에선 임상 2상을 이미 마쳐 식약처에 조건부 품목허가도 신청한 상태다. 네이처셀 역시 자가지방유래 줄기세포를 투여해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치료하는 ‘아스트로스템’의 미국 내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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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움직임의 배경으로 “세포치료제의 성공 가능성이 여느 때보다 커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세포배양과 생산기술은 물론 유전자교정 기술 등이 급속도로 발전하며 치료제 개발을 가로막고 있던 각종 기술적 문제들이 해결되고 있는데다, 노바티스의 CAR-T 치료제 킴리아가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세계 최초로 얻어내는 등 실제적인 성공 사례도 나왔다. 정부의 규제 완화 움직임도 국내 기업들이 세포치료제 투자를 결심하게 한 요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세포치료제에 까다롭게 굴던 미국도 최근 가이드라인을 내놓는 등 관련 글로벌 시장이 빠르게 자리 잡는 추세”라며 “새 정부 들어 줄기세포 및 유전자치료제에 대한 규제 완화 목소리도 지지를 받고 있기에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규제 완화 움직임이 수포로 돌아갈 경우 업계가 더 깊은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프로스트앤설리반은 체세포·줄기세포·면역세포 치료제까지 모두 포함한 글로벌 세포치료제 시장의 규모를 2015년 기준 약 40억 달러(4조3,700억여원)로 추정되며 연평균 20%씩 성장해 오는 2020년에는 100억 달러(10조 9,300억여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한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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