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양치질, 놀이로 바꿔...홍보없이 양치앱 1등 됐죠"

최종호 키튼플래닛 대표

"브러쉬몬스터, 모바일 화면에

아이들 얼굴 띄우고 양치교육"

간결한 스마트 칫솔도 선보여



“출산율은 떨어지고 있지만 유아용품 소비는 오히려 급격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잠재력이 높은 유아교육 시장에 정보통신(IT) 기술을 어떻게 접목시킬지 고민했죠.”

지난 9월 말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브러쉬몬스터’라는 어플리케이션(이하 앱)이 등장했다. 유아·아동을 대상으로 규칙적인 양치를 훈련 시키는 양치 앱이다. ‘브러쉬몬스터는 당시 별다른 마케팅을 하지 않았지만 출시 3개월 만에 양치앱 분야 1위로 올라섰다. 다운로드 수는 약 2,000개 수준이었는데 DAU(Daily Active Users·하루 동안 해당 서비스를 이용한 순수한 이용자수) 지수가 30%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최종호(36) 키튼플래닛 대표는 19일 경기도 판교 창조혁신센터에서 서울경제와 만나 “앱을 평가할 때 다운로드 숫자보다 중요한 것이 제품의 재구매율과 비슷한 의미인 DAU”라며 “10%만 되도 성공작으로 평가를 받는데 브러쉬몬스터는 30%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플레이스토어에는 이미 200여개의 양치앱이 출시돼 있다. 유아의 양치 습관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은 같지만 브러쉬몬스터는 방법이 다르다. 대다수 양치앱이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가 등장해 양치의 중요성을 설명하거나 양치 노래를 들려주며 양치 과정을 가이드하는 방식인 반면, 브러쉬몬스터는 모바일 화면 한 가운데 아이들의 얼굴이 띄우고 올바른 양치를 유도한다.


최 대표는 “대다수 양치 앱이 시도하는 일방향 정보 제공은 ‘스스로 하는 놀이’에 치중하는 아이들의 성향과 맞지 않아 학습효과가 떨어진다”며 “양치를 하나의 놀이로 인식하게 하려면 인터랙션(상호 작용)이 필요한데 아이들의 얼굴을 보여주면 쌍방향이 가능해져 양치교육 효과가 커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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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튼플래닛은 실제 칫솔도 만든다. 앱과 연동하면 양치정보를 알려주는 스마트 칫솔이다. 윗니·아랫니를 구간별로 나누고 이를 감지한 센서가 불완전한 양치 부분을 알려줘 충분한 양치를 유도하는 형태다.

이전에도 스마트 칫솔은 출시됐다. 그러나 아이들의 자발적 양치를 충분히 유인하지 못해 양치의 실효성이 높지 못했다. 예를 들어 오랄비, 필립스 등은 각각 자신들이 자신 있는 칫솔모와 전기구동력 등을 강조하고 나머지 대다수 브랜드들은 아이들이 열광하는 캐릭터를 붙여 아이들의 양치 참여도를 높이는 데 주안점을 뒀다. 반면 키튼플래닛 제품은 스마트 칫솔에 어떤 캐릭터도 붙이지 않고 미색의 슬림한 디자인을 적용했다.

최 대표는 “캐릭터를 붙이면 초기구매를 유도하긴 좋지만 제품 가격이 비싸지고 더욱이 우리의 칫솔을 사는 기준이 캐릭터가 되는 것이 싫었다”며 “키튼플래닛은 스타트업이지만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디자인 인력을 모두 확보하고 있어 양산기간을 단축하고 제품가격도 상대적으로 낮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브러쉬몬스터 전동 스마트칫솔 가격은 4만9,000원이다. 키튼플래닛은 내년 초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CES 유레카파크 전시가 확정됐다. 동시에 양치 외에 밥 먹기나 말투 순화 등 유아들의 생활습관 개선을 유도하는 IT 교육 서비스 개발도 진행 중이다.

최 대표는 “주변에선 우리 회사를 ‘칫솔회사’라고 칭하지만 우리는 엄연히 유아교육 IT 서비스 업체”라며 “90여개로 분류되는 유아들의 생활습관 분야에서 순차적으로 교육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판교=박해욱기자 spooky@sedaily.com

박해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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