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를 암호화된 상태로 보호하면서도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는 국내 ‘동형(同形) 암호’ 기술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아 눈길을 끌고 있다. 동형암호는 암호문의 내용을 들여다보지 않고도 암호화된 상태 그대로 통계 분석이 가능한 미래기술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천정희(사진)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 연구팀이 지난 10월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캠퍼스(UCSD)와 인디애나대가 공동 주관한 ‘게놈 데이터 보호 경연대회’의 ‘동형암호를 이용한 기계학습’ 부문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소, 스위스 EPFL 공대, 벨기에 루뱅대 등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고 20일 밝혔다.
동형암호는 1970년대에 연구가 시작돼 2009년에서야 IBM 연구원인 크레이그 젠트리에 의해 기술적 가능성이 증명됐다. 2011년 미국 MIT의 기술보고서에서 10대 유망기술로 선정된 바 있다.
실제 응용 분야에는 적용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으나 천 교수팀이 개발한 동형암호 기술은 기계학습과 같은 실용적인 응용 분야에서 획기적인 속도로 암호화 연산을 처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다만 평문 연산에 비해 속도가 수십 배 느리고 저장 공간을 수백 배 이상 차지하는 단점은 개선 과제로 꼽힌다.
양환정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은 “천 교수팀의 동형암호 기술은 개인정보의 안전한 활용을 위한 기술적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고광본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