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감세안 통과·'셧다운' 모면...트럼프 '즐거운 성탄' 맞나

31년만의 최대 감세안 美의회 가결

"크리스마스 전에 서명" 공언 이행

집권 이후 가장 큰 정치적승리 챙겨

공화 '다카' 내년초 논의 요구에

민주 긍정적 입장으로 방향 선회

단기 예산안 처리도 접점 찾아가



미국 의회가 31년 만의 최대 감세안을 20일(현지시간) 통과시키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올 1월 집권 이후 가장 큰 정치적 승리를 챙기게 됐다. 감세안 연내 통과를 발판으로 트럼프 행정부는 사흘 앞으로 다가온 ‘셧다운(부분 업무정지)’ 위기도 일단 피해갈 것이라는 관측이 강해지고 있다. 내년 예산안 처리와 ‘불법체류청년 추방유예(DACA·다카)’의 대안 마련 등 해를 넘기는 난제들이 트럼프 정부를 기다리고 있지만 연말 ‘메리 크리스마스’에 대한 기대감이 불거지고 있는 셈이다.

미 하원은 19일 전체회의를 열어 법인세를 35%에서 21%로 대폭 인하하는 것을 뼈대로 한 세제개혁안을 ‘찬성 227표, 반대 203표’로 통과시켰다. 상원 역시 20일 새벽 감세안을 처리해 1986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세금감면으로 기록될 세제개편안 입법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향후 10년간 1조5,000억달러의 감세 효과가 기대되는 이번 세제개편으로 애플·구글·아마존·엑손모빌·포드 등 미 대기업들이 가장 많은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됐다. 트럼프 정부는 해외에서 미 기업들이 벌어들인 수익을 본국으로 송금할 때 부과하는 송환세도 35%에서 12~14.5%로 대폭 낮춰 ‘달러의 귀환’ 속에 미국 내 투자가 증가할지 여부도 주목된다.

소득세 최고세율도 현행 39.6%에서 37%로 낮아져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 내 갑부 각료들이 직간접으로 상당한 이득을 얻게 됐다. 특히 크리스마스 전에 최대 국정과제로 삼아온 감세안에 서명하겠다고 공언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지키며 국정과제 이행의 첫 성과를 거두게 돼 반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감세안 통과의 여세를 몰아 자칫 23일부터 가능한 정부 셧다운 위기까지 일단 수습하는 모습이다. 미국은 의회가 연방정부 예산을 22일 자정까지 처리하지 못하면 크리스마스에 셧다운을 맞는 초유의 상황에 직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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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은 당초 20일에 예산안을 처리하려다 민주당의 반발에 부딪혀 내년 1월19일까지 사용할 한달짜리 임시 예산안을 21일께 처리하는 쪽으로 합의를 이뤄가고 있다고 의회전문 매체 더힐이 보도했다. 미 의회는 이미 8일 예산안 처리 시한을 지키지 못해 2주짜리 임시 예산안을 편성해 셧다운 위기를 넘긴 바 있다.

민주당은 내년도 전체 예산안 처리에는 반대하지만 연말 휴가 시즌에 셧다운이 발생할 경우 생길 막대한 정치적 부담 때문에 한달짜리 예산안 처리에 협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다카 대안 프로그램을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며 정부에 셧다운 가능성을 압박했던 민주당이 내년 초 다카 문제를 논의하자는 공화당 방침에 수긍하는 쪽으로 돌아서면서 단기 예산안 처리의 접점을 찾아가고 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19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다카 문제는 내년에 다뤄질 것”이라며 “대통령이 의회에 내년 3월까지 이 문제를 해결하라고 한 만큼 아직 충분한 시간이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월 다카가 위헌이라며 전격 폐지를 선언하면서 당장의 혼선을 막고 의회의 대체법안 마련을 위해 6개월의 유예기간을 둔 바 있다.

하지만 공화당과 민주당이 다카 대안에 대한 이견이 큰데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구경하듯 중재에 나서지 않아 미 정부의 셧다운 위기는 잠시 연장됐을 뿐 내년 1월 다시 엄습할 가능성이 엿보인다고 워싱턴 정가는 관측하고 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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