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내년에도 북한 리스크와 같은 돌발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21일 밝혔다. 한은이 추정하는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2.8~2.9% 수준이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 모두발언에서 내년 한국 경제에 대해 “글로벌 교역 호조를 바탕으로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물가도 점진적으로 목표 수준인 2%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올 한 해를 돌아보며 “연초의 대통령 탄핵사태에 이은 북핵리스크 증대, 보호무역주의 심화 등과 같은 불확실성으로 인하여 우리경제에 대한 우려가 컸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우리 경제는 이 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3%대 성장률을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무엇보다 글로벌 경기회복 흐름을 활용해 세계 주요 수출국 중 가장 높은 수출 증가율을 달성한 우리 기업의 노력에 힘입은 바 크다”고 평가했다. 실제 올해 1~9월 한국 수출증가율은 전년대비 18.5%로 중국(7.5%), 미국(6.2%), 독일(6.1%), 일본(7.9%) 등 세계 10대 수출국 중에서도 가장 높다.
이 총재는 지난달 기준금리 인상도 이같은 경기 흐름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다만 “내년에도 우리경제의 앞길에는 여전히 많은 불확실성과 리스크 요인들이 도사리고 있다”면서 대표적으로 글로벌 시장의 보호무역 움직임과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를 꼽았다.
이어 가계부채, 청년실업, 저출산 등 국내경제의 구조적 문제도 해결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신성환 금융연구원장, 권주안 주택산업연구원장, 염용섭 SK경제경영연구소장, 박홍재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장, 이종화 고려대 교수, 전성인 홍익대 교수 등이 참석해 금융시장과 주택시장 동향,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력산업의 전망과 거시경제 전반의 흐름에 대해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