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균(사진) 통일부 장관은 지난 21일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한이 어떤 형태로든 참여하는 것은 북한에도 아주 좋은 계기나 기회가 될 수 있는 측면들이 있다”며 “북한과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해 조건 없이 논의할 의지도 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이날 오후 열린 송년 기자 간담회에서 “취임 당시 상황이 쉽지 않고 긴 호흡으로 가겠다고 말을 했지만 정말 긴 호흡으로 가야 하다 보니 쉽지 않다고 느낀다”며 “또 돌이켜보면 취임 후 또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취임 후 첫해를 보낸 소회를 밝혔다. 9월 6차 핵실험을 비롯해 연이은 미사일 실험 발사,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 대치 등 통일부 장관으로서 녹록지 않은 이슈들이 쉴 새 없이 터진 데 대한 소감이다.
하지만 조 장관은 “안타까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지만 북핵 문제 해결과 남북 관계 복원에 필요한 여러 가지 외교적인 노력 및 주변국과의 기본 원칙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바탕을 마련했다고 본다”며 “최근 한중 정상회담에서 북한·한반도 문제를 풀어나가는 네 가지 원칙에 합의한 것이 대표적”이라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남북문제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지만 평창 동계올림픽이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북한의 참가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등과 협조해 해나가고 있다”며 “북측이 좀 더 현명한 판단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조 장관은 북한과의 열린 대화에 나설 계획이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조 장관은 “우리가 북측과 대화하게 된다면 그런 대화로 북한이 관심을 갖고 있는 여러 상황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하게 조건 없이 논의하려는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있다”며 “남북 간 상호 존중의 입장에서 남북 관계를 좀 더 적극적으로 풀어나가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의 이 같은 입장과 관련해 정부 고위 당국자는 “남북 관계 전체가 완전히 단절된 상태라 서로 만나 어떤 얘기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연한 상황”이라며 “일단 서로 만나 상대방이 회담에 나오는 의도·목표를 들어보고 우리가 생각하는 의도·목표를 전달하는 것부터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남북회담 추가 제의 여부와 관련해 이 당국자는 “7월 북측에 제의한 군사당국·적십자회담이 유효하다”면서도 “북측이 다른 회담을 제의해올 때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고 필요하다면 다른 추가적 회담을 제의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