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SK '신약 뚝심 20년' 결실 가시화...기존 수면 치료제보다 효과 2배

[수면 치료제 美FDA 승인 신청]

이르면 2019년 美 판매 돌입

독자개발 중인 뇌전증 치료제

3상 시험 통과 땐 신약 신청 착수

SK(034730)그룹은 바이오 산업을 ‘차세대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최태원(사진) 회장의 강한 의지로 신약개발에 막대한 비용과 오랜 시간을 투자해왔다. SK의 20년간 이어진 신약개발 뚝심이 낳은 첫 결실인 ‘SKL-N05’는 1조원 규모의 시장을 장악할 글로벌 블록버스터 약물이 될 경쟁력을 갖췄다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SK바이오팜이 22일 미국식품의약국(FDA)에 판매승인을 신청한 신약은 병적 졸음을 일으키는 질환인 기면증과 수면무호흡증 등에 탁월한 치료 효과를 보이는 약물이다. SK바이오팜이 지난 2005년부터 독자적으로 개발을 시작해 2011년 임상 1상을 완료한 후 글로벌 수면장애질환 분야 1위 제약사로 꼽히는 미국 재즈사에 기술수출을 했다. 양사는 이후 공동개발을 통해 올 6월 환자 880명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임상 3상 시험을 끝냈다. 현재 해당 질환 치료제로 가장 잘 팔리는 약인 ‘자이렘’과 비교해도 졸림증 개선 정도가 2배 이상 높다. 재즈사는 연간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자이렘의 후속 약물로 SKL-N05를 적극 육성할 방침이다. 미국에는 기면증이나 수면무호흡증을 겪는 환자가 20만명 정도에 달한다. SK바이오팜의 ‘SKL-N05’는 내년 중 판매승인이 내려질 경우 이르면 오는 2019년 초부터 미국 시장에서 판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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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팜이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글로벌 신약개발을 눈앞에 둘 수 있었던 이유로 최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이 꼽힌다. 신약개발은 ‘0.02%의 확률’이라고 할 정도로 불확실성이 높은 사업이다. 하지만 최 회장은 2007년 그룹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도 신약개발 조직을 지주회사 직속으로 두는 등 그룹 차원의 투자와 연구를 아끼지 않았다. 6월 의약품 생산회사 SK바이오텍을 통해 아일랜드 스워즈에 위치한 브리스톨마이어스큅(BMS)의 생산공장을 인수하기도 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최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씨가 외국계 컨설팅 회사인 베인앤컴퍼니를 떠나 SK바이오팜에 합류하기도 했다.

이번 신약개발을 주도한 SK바이오팜은 독자개발 중인 뇌전증 신약도 FDA로부터 탁월한 약효를 인정받아 추가 약효시험 없이 3상 안전성 시험만 통과하면 신약 신청에 착수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정우 SK바이오팜 사장은 “중추신경계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혁신적인 신약을 개발·출시하고 항암제 등 신규 질환 개척을 통해 2020년까지 기업가치 10조원 규모의 글로벌 종합제약사로 도약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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