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과 ‘강철비’가 성탄절 연휴 관객을 쓸어 모으며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25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날 오전 예매율 기준으로 ‘신과 함께’는 약 423만 명을, ‘강철비’는 약 330만 명을 각각 동원했다. 특히 지난 20일 개봉한 ‘신과 함께’는 가족 단위의 관객들이 대거 몰리면서 24일 125만 7,702명, 23일 96만 6,532명을 동원하는 기염을 토했다. 저승 세계라는 동양적 세계관을 화려한 컴퓨터그래픽(CG)으로 표현해 시선을 사로잡는 한편 가족애와 효심 등 비교적 단순하고 착한 메시지가 가족 단위 관객들을 사로잡았다는 분석이다. ‘신과 함께’는 무서운 흥행 속도에 힘입어 ‘택시운전사’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천만 영화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김형호 영화시장분석가는 “연 중 일 평균 관객이 많이 드는 날 기간이 크리스마스 연휴”라며 “이 덕에 관객수가 급증한 것 영향도 있지만, 이 기간 누적관객 450만 명을 돌파한다면 손익분기점인 600만 명은 수월하게 넘길 것이며, 천만 관객 동원에도 성큼 다가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호민 작가의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저승에 온 망자가 그를 안내하는 저승 삼차사와 함께 49일 동안 7개의 지옥에서 재판을 받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삼차사 중 강림 역은 하정우, 해원맥은 주지훈, 덕춘 역은 김향기가 각각 맡았으며, 저승에 온 망자 자홍은 차태현이 연기했다.
지난 14일 개봉한 ‘강철비’는 ‘신과 함께’보다 스크린 수가 절반 가량인 918개로 줄었음에도 입소문을 타고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강철비’는 북한 내 쿠데타가 발생하고, 북한 권력 1호가 남한으로 긴급히 내려오면서 펼쳐지는 첩보 액션물이다. 동북아시아를 바라보는 미국, 일본 등의 시각과 핵전쟁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실적이고 이성적으로 접근한 반면 북한의 최정예 요원과 남한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의 우정은 웃음과 감동을 자아냈다는 평가다. 북한 권력 1호를 데리고 남한으로 내려온 특수 정예요원 엄철우 역은 정우성, 엄철우를 커버하는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곽철우 역은 곽도원이 각각 연기했으며, 연출은 ‘변호인’으로 천만 관객을 동원한 양우석 감독이 맡았다. 14일 개봉한 ‘스타워즈 : 라스트 제다이’는 누적관객 89만 8,000여 명, 20일 개봉한 ‘위대한 쇼맨’은 48만 6,000여 명을 각각 동원하며 해외 영화들은 한국영화의 인기에 가려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한편 ‘신과 함께’와 ‘강철비’ 등 한국 영화의 막판흥행에 힘입어 전체 극장 관객도 늘고 있다. 전날 하루 관객 수는 206만7,848명으로, 지난해 12월 24일 하루 관객 수(165만9,815)보다 40만8,033명이 증가했다. 올해 총관객 수는 2억1,77만5,947명으로, 이 같은 흥행 열기가 연말까지 이어진다면 지난해 연간 관객 수(2억1,702만6,182명)를 뛰어넘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동안 50%대를 줄곧 밑돌던 한국영화 점유율도 50.3%로 뛰어올라 지난 2011년 이후 7년 연속 과반 점유율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