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아크릴산 계열 사업에 3,000억 원을 투자해 대규모 증설에 나선다. 지난해부터 잇따라 발표한 프로젝트의 규모만 1조 원에 이르는 등 LG화학의 고부가가치 제품 확장 전략이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LG화학은 2019년 상반기까지 여수공장에 총 3,000억 원을 투자해 아크릴산 18만톤과 SAP 10만톤을 증설한다고 26일 밝혔다.
증설이 끝나면 LG화학은 아크릴산 70만 톤과 SAP 50만 톤의 대규모 일관 생산체계를 갖추게 된다. 프로필렌을 투입해 아크릴산을 생산하고, 다시 아크릴산으로 SAP를 생산하는 프로필렌 계열 사업 체인을 강화하는 것. 이로 인해 연간 매출은 3,000억 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손옥동 LG화학 기초소재사업본부장은 “이번 증설로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한편 고부가가치 제품인 SAP 생산 능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지속적으로 개편하면 시황에 영향받지 않고 꾸준히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프로필렌을 고온에서 산소와 반응시켜 생산하는 아크릴산은 SAP와 아크릴섬유, 도료, 접착제를 만드는 데 쓰이는 핵심 원료다. LG화학을 비롯해 바스프, 다우, 촉매, 미쯔비시 등 소수의 기업만 관련 공정기술을 보유하고 있을 만큼 생산에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소재다. SAP는 자기 무게의 최대 500배에 달하는 물을 흡수할 수 있을 만큼 뛰어난 흡수력을 가진 특수 고분자 소재로, 생산량의 90% 이상이 기저귀나 여성용 위생용품 제조에 쓰인다.
업계에서는 LG화학이 고부가가치 제품 확대를 위해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고 평가한다. 이번 증설에 투입된 금액을 포함하면 LG화학의 기초소재 분야 국내 누적 투자 규자 규모는 1조 원에 이른다. 지난해 4,000억 원을 투자해 엘라스토머(고무와 플라스틱의 성질을 모두 갖춘 고부가 합성수지) 생산량 20만 톤 증설에 나선 데 이어 나주에 ‘고부가 첨단소재 연구개발센터’를 건립하고 친환경가소제 16만톤 증설을 위해 2,300억원을 투입했다.
이와 함께 고부가 사업 확대에 필요한 기초원료 확보 차원에서 대산공장 NCC(납사분해공장)에 2,870억 원을 투자해 에틸렌 생산량 23만 톤 증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2019년 증설이 완료되면, LG화학의 연간 에틸렌 총 생산량은 기존 220만 톤에서 243만 톤 규모 늘어나 국내 1위 생산능력 지위를 굳히게 된다.
LG화학은 앞으로도 엘라스토머 등 메탈로센계 PO(폴리올레핀), 고기능 ABS 및 EP(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차세대 SAP, 친환경 합성고무 등 고부가제품 비중을 지속적으로 높여나갈 계획이다. 프로젝트가 끝나면 현재 4조 원 규모의 매출은 2020년까지 7조 원까지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