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제주도 국제범죄 온상 되나

보이스피싱 대만인 사기단 적발

제주도 빌라 2채 통째로 빌려

대만·중국·한국인 60명 검거

김종길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1대장이 27일 서울 마포경찰서에서 브리핑을 열고 대만인 51명이 연루된 보이스피싱 사기단 검거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신다은기자김종길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1대장이 27일 서울 마포경찰서에서 브리핑을 열고 대만인 51명이 연루된 보이스피싱 사기단 검거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신다은기자


제주도에 집단 체류하면서 수십억원의 보이스피싱 사기를 친 대만인 사기단이 경찰에 붙잡혔다. 현재까지 확인된 한국인 피해자는 없지만 ‘무비자 입국’을 내건 제주도가 국제범죄의 온상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중국 공안으로 행세해 보이스피싱 사기를 벌인 혐의(전기통신법 위반)로 대만인 총책 A(35)씨와 한국인 총책 B(41)씨 등 보이스피싱단 60명을 검거했다고 27일 밝혔다. 대만인 51명, 중국인 7명, 한국인 2명으로 구성된 사기단은 국내에서 외국인들이 직접 보이스피싱을 주도해 운영한 첫 사례다.


A씨 일당은 지난 4월부터 12월까지 제주도에 있는 2개 빌라, 17세대를 통째로 빌려 본토 중국인들에게 무작위로 전화를 돌렸다. 주로 “개인정보가 유출됐으니 소재지 공안팀장에게 상담을 받으라” “정부기관에서 도와줄 테니 지정된 계좌로 입금하라”는 수법이었다. 중국 공안 분위기를 내기 위해 전화에 중간중간 사이렌 소리와 키보드 소리, 전화 소리를 삽입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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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데다 중국인 관광객이 많아 외국인을 의심하지 않는 제주도를 범행지로 골랐다. 실제로 한국인 2명과 관광비자로 입국한 중국인 1명을 제외한 상담원 전원은 무비자로 입국했다. 이들은 브로커를 통해 수익률 8%를 제안받고 한국에 개별 입국해 범행에 가담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4,000만원을 빼앗긴 중국 광시성 거주자 M씨 등 중국인 10여명이다. 그러나 경찰은 한 달 수입액이 284만위안(한화 4억7,000만원)으로 기록된 장부를 근거로 총 피해금액이 40억~5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추가로 확보한 피해자 전화번호 250여개를 이용, 중국 대사관 및 인터폴의 도움으로 피해자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신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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