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과연 이 정도로 충분한지 의문이다. 당장 내년 경제전망부터 자신감이 떨어지는 모양새다. 정부는 내년 성장률을 ‘3% 수준’으로 잡았다. 3%를 넘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그만큼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으로 자신 있게 꼭 짚어내지 못한다는 방증이다.
우리 경제는 올해 3.2% 성장할 것으로 정부는 추정하고 있다. 3년 만에 3%대 성장 복귀지만 탄핵정국의 불확실성 해소와 새 정부 출범의 추경에 힘입은 측면이 크다. 내년에는 이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오히려 기준금리 인상과 가계빚 감축의 고통이 도사리고 있다. 글로벌 감세 경쟁에 역주행한 나 홀로 법인세 인상도 악재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기승을 부릴 정치권의 포퓰리즘도 경제에 부정적이다.
무엇보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같은 친노동 정책의 부작용이 걱정이다. 당장 며칠 뒤부터 임금을 올려줘야 할 기업으로서는 일자리를 늘릴 엄두를 못 낸다. 내년 초 수십만 명의 청년들이 졸업 후 구직시장에 합류하면 엎친 데 덮친 격이다. 공무원이 늘어남에도 정부조차 신규 일자리는 올해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본다.
우리 경제는 올해까지 7년 연속 세계 경제 성장률에 뒤지고 있다.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노동개혁과 규제혁파·구조개혁을 미룬 결과다. 내년 역시 이런 효율성 제고방안은 뒷전이다. 성장엔진을 달굴 치열함도, 나라 안팎의 난관을 뚫을 위기의식도 찾아보기 어렵다. 그런데도 내년을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의 원년이라고 자축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