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축→수력→화석연료→전기→원자력발전→신재생에너지→핵융합발전과 우주태양광.’
46억년 지구역사에서 인류 400만년의 에너지 변천사이다. 인류는 낙뢰에 의한 산불 등으로 불을 만든 뒤 7,000여년 전부터 가축을 농사에 이용했고 점차 물레방아 등 수력도 활용했다.
1769년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 발명으로 석탄을 본격적으로 쓰며 1차 산업혁명을 일으켰다. 석탄은 고생대 고사리 등 식물이 죽어 물속에 쌓여 지각변동 과정에서 큰 압력과 뜨거운 열을 받아 생겼다. 강원도의 많은 석탄은 이곳이 바다였다는 것을 웅변한다. 앞서 2,300년 전 그리스 대장간에서 석탄을 연료로 사용한 기록도 있다.
2차 산업혁명 과정에서는 전기가 큰 역할을 했다. 19세기 초 영국 험프리 데이비가 전구의 시초를 발명한 데 이어 19세기 후반 미국의 토머스 에디슨이 직류전기를 쓴 전구를 발명했고 곧 니콜라 테슬라가 교류전기를 만들어 전기를 실용화했다. 앞서 1827년 이탈리아의 알레산드로 볼타는 아연판과 구리판 사이에 전해질을 포함한 가죽을 넣고 두 금속을 선으로 연결한 전지를 발명했고 1831년 영국 마이클 패러데이는 모터로 발전기를 만들었다.
19세기 후반에는 영국 윌리엄 암스트롱이 물의 낙차를 활용한 수력발전기를 발명했다.
석유는 1859년 미국 드레이크가 펜실베이니아주에서 21.2m 깊이로 암반을 굴착해 원유를 대량 채굴한 것을 계기로 1960년대부터 주요 에너지원으로 떠올랐다. 원유는 수억년 전부터 플랑크톤 등 바다생물이 묻혀 압력과 열을 받아 생성됐는데 석회암질에 덮개암이 있는 곳에서 얻는다. 대한석유협회 측은 “원유를 정제하면 휘발유·경유·액화석유가스(LPG)·납사·등유·중유·윤활유·아스팔트는 물론 플라스틱, 화학섬유, 합성 세제·화장품·의약품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수메르인이 5,000여년 전 아스팔트로 조각상을 만들었다는 기록도 있다.
석탄·석유 등 화석연료는 인류문명을 발전시켰지만 (초)미세먼지와 지구온난화도 일으킨다. 같은 화석연료이지만 액화천연가스(LNG) 등은 여러 불순물을 제거하고 발전하면 이산화탄소 배출도 적고 대기오염도 별로 일으키지 않는다.
원전은 1945년 일본 히로시마·나가사키에 투하돼 수많은 인명피해를 낳은 원자폭탄을 평화적으로 이용한 것으로 구소련이 1954년 원전에서 처음 전력을 생산하기 시작했다(서방은 1956년 영국 셀라필드 원전을 최초 상업용 원전으로 봄). 한국수력원자력 측은 “원전은 물을 끓여 증기를 만들고 터빈을 돌려 발전하는 것은 석유·석탄 화력발전과 같지만 우라늄 원자핵에 중성자를 흡수시켜 발생하는 핵분열 속도를 조절하고 고열을 냉각해 에너지를 얻는 게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화석연료와 원전의 대안인 신재생에너지는 풍력·태양광·지열·조력·바이오 발전 등을 일컫는데 경제성을 확보하고 친환경 발전을 해야 하는 게 과제다.
인류는 원전보다 어마어마하게 많은 에너지를 내면서도 사용후 핵연료 처리 문제가 전혀 없는 핵융합발전을 연구하고 있다. 하지만 1억도 이상 플라스마 생성과 그것을 담는 용기 상용화 등 난제가 워낙 많아 실제 발전까지 30여년은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태양 원리인 핵융합 발전은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아주 높은 온도에서 융합해 발생시키는데 1g만 융합해도 1만ℓ의 중유를 태우는 열량을 낼 수 있다. 국가핵융합연구소 측은 “우리도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KSTAR를 통해 자체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SF영화에나 나올 만한 우주태양광 사업은 날씨와 낮밤에 상관없이 태양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다만 무게가 200㎏ 정도 되는 태양광패널을 수백장 실은 인공위성을 우주로 보내 발전한 뒤 마이크로파로 변환해 지구로 보내야 해 상업화까지는 15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광본선임기자 kbg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