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의 가격 ‘거품’이 꺼질 것이라고 장담했다. 또 은행 대출의 가산금리 체계도 예의 주시한다고 밝혔다.
최 원장은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출입기자 금융포럼 송년간담회에서 “2000년 초반 IT 버블 당시에는 페이스북 등 형태가 있었지만 비트코인은 형태가 없어 나중에 거품이 확 빠질 것”이라며 “나와 내기해도 좋다”고 밝혔다. 이어 “비트코인 문제에 대한 조치는 전 세계적으로도 아직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중국도 비트코인 거래를 인정하지 않고 있어 우리에게 물어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최 원장은 정부의 가상화폐 과세 방침도 거들었다. 그는 “모든 소득에 대해서는 과세를 한다”면서 “도박장에서 발생한 소득도 세금을 내게 돼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과세가 곧 가상화폐에 대한 제도적인 인정을 뜻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최 원장은 “일본을 비롯해 유럽까지 모두 가상화폐에 대한 거래세를 낸다”면서 “인정해서 그러는 게 아니라 거래가 있으니 세금을 부여하는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은행 대출의 가산금리 체계를 지속적으로 점검한다는 것이 최 원장의 입장이다. 그는 “가산금리 산정이 이상하다고 해서 금리를 내려라, 올려라 말할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가산금리 결정 여건이 충분한지, 시스템이 됐는지를 보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최근 신한은행이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를 올리자 이 같은 조정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원장은 또 금융회사 지배구조가 ‘유효경쟁’의 모습을 갖추도록 지도한다고 밝혔다. 유효경쟁은 현직 회장이 연임에 도전할 경우 회장과 후보군 간 실질적인 경쟁구도가 형성돼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지배구조의 연임에 대해 얘기하는 게 아니다”라면서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유효경쟁 시스템으로 구성돼야 한다고 계속 설득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최 원장은 향후 감독 방향과 관련해 “사안별로 세세하게 개입하는 방식은 최대한 지양할 계획”이라며 “금융회사의 개별 위규행위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근본 원인과 위규행위 방지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