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사이버사령부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2년 당시 ‘일본군 위안부’를 작전 주제로 설정해 댓글 공작을 한 사실이 밝혀졌다.
29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12년 대응작전 목록’이라는 사이버사 내부 문건에 따르면 심리전단은 매달 10여 가지 주요 작전 주제를 설정했다.
문건을 보면 사이버사는 김정일 사망, 천안함 등 안보 이슈를 작전 주제로 꼽았을 뿐만 아니라 일본군 위안부뿐 아니라 광우병 촛불집회, 김병관 국방부 장관 내정자 등 국내 정치와 밀접한 이슈도 상당수 포함했다. 특히 2012년 1월과 7월 위안부 문제를 집중적인 작전 주제로 설정했다. 그해 1월 25일에는 영화 ‘아이 캔 스피크’의 실제 주인공인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강일출 할머니와 외교통상부 장관을 만나 이명박 정부에 서운한 감정을 보여 화제가 됐다. 1월 31일에는 당시 집권 여당이었던 한나라당이 일본 정부의 배상 문제를 명백하게 해결하겠다며 ‘군대 위안부 태스크포스(TF)’를 결성했고 일부 네티즌으로부터 “한 표 얻으려고 생쇼 한다”는 등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같은 해 7∼8월에는 일본인 스즈키 노부유키가 서울 종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옆에 ‘다케시마(竹島)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쓴 말뚝을 세우고 도망친 일이 발생해 논란을 일으켰다.
한편, 비슷한 시기 이명박 전 대통령 지시로 조직 확대에 박차를 가한 사이버사는 요원들에게 북한과 국외 적대세력에 대응하는 것뿐 아니라 국가와 국방정책 홍보를 지원하라는 내용의 트위터·블로그 작전 지침을 내렸다. 민간·비군사 분야 사이버전 노출의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 작전 글과 위장 글의 비율 또한 3대7로 유지하라고 지시하는 등 치밀한 보안대책을 지시했다.
사이버사는 이밖에 각군 사관학교 교육과정에 사이버전 과목을 신설하고, 유사시 ‘사이버 계엄’이 가능하도록 계엄법을 개정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했던 것으로 이번 비밀해제된 문건을 통해 확인됐다. /김연주인턴기자 yeonju185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