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6년간 두루 노력했지만 1,000만 시민의 삶을 바꾸는데 충분치 않았다”며 “더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더 먼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29일 발표한 2018년 신년사에서 “강산이 변하는데도 10년이 걸리고, 내 삶을 바꾸는 데도 10년이 걸린다”며 ‘10년 혁명’을 통해 서울을 도쿄, 파리, 런던을 뛰어넘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이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3선에 성공하면 서울시장으로 10년을 재임하게 된다. 신년사를 통해 사실상 3년 도전을 선언한 셈이다. 박 시장의 신년사 제목은 ‘내 삶을 바꾸는, 서울의 10년 혁명’이다.
박 시장은 “한 때 사람이 아니라 토건에 투자하던 도시가, 복지를 낭비로 인식하던 도시가 있었다”며 “그러나 2011년 이후 시민이 선택한 서울시정은 다르다”면서 시장 재임 이후 지난 6년을 돌아봤다.
그는 6년간 서울이 시민의 삶과 사람에 투자하고, 채무를 절반으로 줄이는 동시에 복지예산을 2배 늘렸다고 강조했다. 또 “도시발전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며 “서울은 지우고 새로 쓰는 도시가 아니라 고쳐서 다시 쓰는 도시”라고 밝혔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제대로 뜻을 펼치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박 시장은 “지난 6년간 서울시의 정책은 야당 시장의 것이라는 이유로 탄압받았다”며 “상식과 가치가 달랐던 중앙정부와의 협치는 꿈도 꾸지 못했고, 추진하는 정책마다 거부당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6년간 서울시 ‘홀로’ 변화를 시도했지만 이제 문재인 정부와 함께라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서울시가 정부에 건의한 과제의 59%가 대통령 공약과 일치하며,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국공립어린이집 등 서울의 정책이 전국으로 퍼지고 있다는 것이다.
박 시장은 “서울의 내일은 지난 6년의 연결이고 확장이어야 하며, 지난 6년의 축적이고 진화여야 한다”면서 미래상을 밝혔다. 그는 “출산-보육 공공 책임제 모델을 만들어 ‘82년생 김지영’의 삶을 바꾸겠다”며 “영유아 보육은 국가가 공동으로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집이 필요한 신혼부부에게 공공주택을 지원하겠다”며 “청년들이 서로 사랑하고, 아이를 낳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청년들의 사랑에 제대로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시장은 “정부의 혁신경제정책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며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드는 서울형 혁신성장 프로젝트를 시작한다”며 “바이오, R&D, MICE, 도심제조, 문화콘텐츠 산업 등 5대 유망산업을 중심으로 거점을 구체화하고 전 세계 혁신가들이 모이는 창업 친화적 생태계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1인가구와 다문화가정에 대한 지원을 다양하게 마련하고, 남북교류와 도시외교 기반을 탄탄하게 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손샛별인턴기자 setj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