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수출 성장세를 이끌고 있는 반도체는 단일 품목으로서는 처음으로 수출 900억달러를 돌파했다. 다만 올해도 반도체에 의존한 수출이 지속될지를 두고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쏠림의 리스크를 줄일 여타 업종의 경쟁력을 높여야 하는 이유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017년 연간 수출액이 5,739억달러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15.8% 증가한 것이며 1956년 무역통계 작성 이래 최대 실적이다. 수입은 4,781억달러로 전년 대비 17.7% 증가했다.
수출입을 합친 총 무역 규모는 1조520억달러로 3년 만에 1조달러를 회복했다. 무역수지는 958억달러다. 지난해 연간 수출은 11월17일 역대 최단기간에 수출 5,000억달러를 돌파했고 일평균 수출액(21억3,000만달러)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우리 수출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역대 최대인 3.6%이며 세계 수출 순위도 지난해 8위에서 6위로 두 단계 상승했다.
무엇보다 반도체의 힘이 컸다. 지난해 반도체는 979억4,000만달러로 단일품목 사상 최초로 연간 수출액 900억달러를 돌파했다. 전년과 비교해 57.4% 늘어난 수준이다. 반도체를 제외하면 수출 증가율도 9.9% 에 그친다.
13대 품목 중 반도체를 포함한 9개 품목의 수출이 증가했다. 석유제품 31.7%, 석유화학 23.5%, 선박 23.6%, 철강 20.0%, 일반기계 10.2%, 컴퓨터 9.6%, 디스플레이 9.1%, 자동차 3.9%. 등이다. 이외에도 복합구조칩집적회로(MCP) 47.5%, 차세대저장장치(SSD) 45.6%,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34.4% 등 고부가가치 품목 수출도 크게 늘었다.
반면 섬유(-0.4%), 자동차부품(-9.5%), 가전(-22.5%), 무선통신기기(-25.5%) 등 4개 품목은 판매 부진과 해외생산 확대 등의 영향으로 수출이 줄었다.
지역별로는 중동을 제외한 모든 지역으로의 수출이 증가했다. 특히 아세안(952억달러)과 인도(151억달러) 수출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출이 두자릿수 증가한 지역은 베트남 46.3%, 독립국가연합(CIS) 33.8%, 인도 30.0%, 아세안 27.8%, 유럽연합(EU) 16.0%, 중국 14.2%, 중남미 10.5%, 일본 10.1% 등 8개 지역이다.
산업부는 아세안·중남미·인도·CIS 등 ‘남북 교역축’을 구성하는 신흥시장 수출 증가로 중국(25.1%→24.8%)과 미국(13.4%→12.0%) 수출 비중이 감소하는 등 시장 다변화가 진전됐다고 설명했다.
미국 무역흑자는 전년 대비 22.7% 감소한 179억7,000만달러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처음으로 200억달러 밑으로 내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