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또 반도체 특허訴…거칠어지는 美 통상압박

비트마이크로 "삼성·SK 관세법 위반"…국내 기업 전방위 견제 노골화

미국의 통상압박이 우리나라 최대 수출 효자품목인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특허 공세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최근 중국 기업들이 D램 가격에 대한 시비를 건 데 이어 미국 업체들도 특허침해 소송을 연이어 제기하면서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등 국내 기업에 대한 전방위 견제가 노골화되는 양상이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세탁기 등 국내 가전에 이어 특허를 빌미로 한국 반도체 기업에 대해서도 길들이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관련기사 13면

1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따르면 ITC는 지난달 21일(현지시간) 자국 반도체 기업인 비트마이크로(BIT MICRO)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을 대상으로 ‘관세법 337조’를 위반했다며 제기한 특허침해 소송을 접수했다. 관세법 337조는 미국 기업이나 개인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한 제품에 대해 ITC가 수입 금지를 명령할 수 있는 조항이다. ITC는 통상 30일 이내에 조사 개시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미국 업체들이 자국 기업에 대해서도 문제를 삼았지만 사실상 한국 기업을 겨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비트마이크로가 특허침해를 주장하는 제품은 특정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인데 삼성전자는 이 시장에서 점유율 30%로 글로벌 1위이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도 3%의 시장점유율로 7위에 올라 있다. 하드디스크를 대체할 대용량 저장장치인 SSD는 메모리 반도체인 낸드플래시를 활용하는 탓에 국내 기업의 입김이 강한 시장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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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의 한 고위임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업체가 실질적 타깃인 셈”이라며 “이제 막 특허침해 소송을 접수한 단계라 아직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소송 제기 사실을 확인했고 ITC의 조사 개시 여부 결정에 따라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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