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불확실성 최고조 '서든데스 시대'..."파격 혁신만이 살길"

[이슈 앤 스토리]각 그룹 수장들 신년사에 뭘 담았나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R&D 강화로 車산업 주도할 것"

최태원 SK 회장

"껍질 깨는 수준 모델 혁신 필요"

김기남 삼성전자 사장

"4차 산업혁명 주도 기술 확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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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든데스의 시대입니다. 껍질을 깨는 수준의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 필요합니다.”(최태원 SK 회장)

“자국 우선주의, 보호무역주의, 지정학적 리스크 등 불확실성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인공지능·자율주행·빅데이터 등 정보기술(IT) 산업의 급격한 패러다임 변화는 새로운 도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김기남 삼성전자 사장)


대기업 수장들은 2일 신년사를 통해 유례없이 강도 높은 톤으로 파격적 변화와 혁신을 주문했다. 올해 경영 불확실성이 사상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진단하는 등 사상 초유의 위기에 직면했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총수들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급사(急死·서든데스)’하는 시대가 됐다고 할 만큼 절박한 심정으로 새로운 도전을 촉구했다.

◇R&D와 기술확보만이 살 길=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는 이날 경기 수원 사업장에서 시무식을 열고 기술력 확보를 올해 가장 중요한 과제로 제시했다. 김기남 사장은 신년사에서 “초일류 기술회사, 지속성장 가능한 조직문화, 고객·사회에서 사랑받는 회사가 세 가지 목표”라며 “이를 위한 실천방안으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기술개발 문화 정착과 4차 산업혁명시대를 주도할 기술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 사상 초유의 위기를 넘어야 한다는 뜻이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올해 차 판매목표를 줄이되 연구개발(R&D)만은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정 회장은 “R&D 분야에서는 자율주행을 비롯해 미래 핵심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자동차산업의 혁신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구본준 LG 부회장 역시 “첫 번째로 고객 가치 창출의 원천인 R&D를 근본적으로 혁신해야 한다”며 R&D 부문의 일대 혁신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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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한화 회장은 기술 인재 확보를 주문했다. 김 회장은 “4차 산업혁명시대의 승부는 결국 인재경쟁으로 오늘을 뛰어넘는 지식과 기술을 갖춘 전문가 확보와 인재양성에 더욱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은 ‘초심’을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각오로 금호아시아나를 시작하려고 한다”면서 “새로운 발상과 시도, 창업 초심의 정신으로 2018년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고객과 현장에 더 가까이 다가서라=신동빈 롯데 회장은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창출하라”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사회는 ‘워라밸(워크-라이프 밸런스)’ ‘욜로(Yolo)’ 등의 용어가 통용될 정도로 삶의 질을 중요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면서 “예상을 뛰어넘는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기업만이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360도로 관찰하고 이해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조양호 한진 회장은 현장중심 경영을 강조했다. 조 회장은 “변화하는 세상에 적응할 수 있도록 우리를 둘러싼 울타리를 걷어내고 세상을 직접 만나자”면서 “변화하는 고객의 성향을 현장에서 직접 피부로 느끼고 늘 고객 눈높이에서 업무를 점검하고 분석해 실행하자”고 당부했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고객과 시장의 목소리에 답이 있다”며 특히 고객 데이터 축적의 중요성을 강조해 관심을 끌었다. 그는 “시장과 고객·기술 분야의 데이터 축적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어 변화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껍질을 깨는 조직혁신 필요=최태원 SK 회장은 “서든데스의 시대에 올드 비즈니스에서 블루오션으로 가기 위해서는 딥체인지가 있어야 한다”며 변화를 통한 내부 역량 강화를 주문했다. 그는 “껍질을 깨는 파격 수준의 혁신이 딥체인지의 핵심”이라며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끊임없이 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 회장은 공유인프라 도입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허창수 GS 회장은 ‘절차탁마’의 자세를 강조하고 내부 역량 강화를 주문했다. 그는 “사업구조를 고도화하고 변화의 흐름을 잘 읽어내야 한다”면서 “그간 축적한 역량을 모아 신사업을 발굴하고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데 매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웅열 코오롱 회장은 ‘캐치(CATCH) 2018’이라는 슬로건을 제시하고 변화를 주문했다. 이 회장은 “건설적 파괴를 통해 혁신적인 사업 포트폴리오와 성공 전략을 만들어야 하며 몸에 밴 타성을 과감히 버려야 한다”고 조직문화 혁신을 당부했다. 두산그룹은 기업문화에 디지털을 입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정원 두산 회장은 “일하는 방식에서부터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는 일까지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통한 혁신적 시도가 있어야 한다”며 “디지털 기업문화가 그룹 전반에 자리 잡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은 “변화와 혁신을 실행하는 것은 사람이고 이를 지속해서 추진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조직문화”라며 변화와 체질개선을 촉구했다. “조직문화 개선의 본질은 일에 대해 가치와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공동의 정서와 업무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경식 CJ 회장은 “온리원, 일류인재·일류문화와 공유가치창출이 축을 이루는 CJ의 경영철학을 더욱 심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부

맹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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