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원高 못막은 김동연·이주열 '만남'...1,060원도 깨지나

"환율 과도한 쏠림땐 적극 대처"

밋밋한 방어신호에 하락 반전

김동연(오른쪽) 부총리 겸 재정기획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4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만나 조찬 회동을 갖기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이호재기자김동연(오른쪽) 부총리 겸 재정기획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4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만나 조찬 회동을 갖기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외환 당국 두 수장의 만남도 시장의 원화 강세 기대를 꺾지 못했다. 글로벌 달러 약세가 원화 강세에 불을 붙이면서 4일 원화는 달러와 엔화 모두에 강세였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환율 급락에 대해 경계성 발언을 던졌음에도 환율 방어에 대한 당국의 의지가 강하지 않다고 판단, 시장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김 경제부총리와 새해 첫 조찬 회동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최근 (과도한 원화 강세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매일 환율 동향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과도했던 달러 약세가 주춤하면서 상승 출발했던 원·달러 환율은 재정·통화 당국 두 수장의 구두개입성 발언에 장중 한때 1,067원대까지 올라서기도 했다.


하지만 달러 매수심리는 오래가지 못했다. 오후 들어 달러 약세가 다시 심해진데다 환율 상승을 기다리고 있던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물량이 쏟아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김 부총리와 이 총재가 시장 쏠림을 경계한다는 구두개입성 발언을 내놓았지만 시장 개입 의지는 적극적으로 보이지 않아 시장이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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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새해 첫날부터 과도한 원화 강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외환 당국은 적극적인 대응은 물론 관련 언급도 자제하고 있다. 이 총재는 “기재부나 한은은 외환시장에 대한 일관된 입장이 있다”며 “시장 수급에 의해 결정되는 것은 존중하되 과도한 쏠림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원칙은 그대로”라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도 “이 총재와 같은 의견”이라고 거들었다. 모처럼 이뤄진 외환 당국 수장들의 만남이 ‘환율은 기본적으로 시장에 맡기되 급격한 변동에만 대처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하는 데 그친 셈이다. 밋밋한 신호에 시장은 원화 강세, 달러 약세 기대를 회복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원30전 내린 1,062원20전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014년 10월 이후 3년2개월 만의 최저 수준이다. 전날 낙폭을 다소 되돌렸던 원·엔 환율도 도로 곤두박질쳐 전 거래일보다 4원32전 떨어진 943원80전으로 마감했다. 역시 2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선임연구원은 “두 사람의 경계성 발언이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가운데 1,060원대 초반에 그어진 당국 경계선은 더욱 경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빈난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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