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미르 출연금액 靑서 정했다 생각"

금춘수 한화 부회장 법정 증언

대기업들이 지난 2015년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을 결정할 당시 청와대가 기업별 부담금을 미리 정해서 하달한 듯한 인상을 받았다는 증언이 법정에서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4일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 궐석재판에는 금춘수 한화그룹 부회장이 증인으로 나왔다. “기업들이 정부 정책에 일정 정도 따라가는 게 박근혜 정부뿐 아니라 역대 정부에서 모두 있었던 일 아니냐”는 박 전 대통령 측 국선변호의 질문에 금 부회장은 “정부에서 좋은 취지(사회공헌)로 하면 기업도 공감하는 건 역대 정부에서 다 있던 일이지만 이번 건(미르재단 출연)은 특이하게 금액 등의 협의가 전혀 없었다”고 답했다. 미르재단 출연은 전국경제인연합 주도의 다른 사회공헌 사업과 달리 충분한 합의를 거쳐 진행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금 부회장은 또 “한화의 출연금은 청와대와 전경련이 협의해서 정했다고 생각한다”며 “원래 14억원으로 정해졌던 출연금이 며칠 사이에 15억원으로 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한화가) 협상해서 올려달라 한 게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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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박 전 대통령 재판에 출석할 예정이던 재계 주요 인사들의 증인신문도 상당수 불발되거나 연기됐다. 변호인단은 이날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과 최상목 전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 등을 증인으로 신청하지 않겠다고 재판부에 전달했다. 황창규 KT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조건부 신청 의사를 밝혔다. 최 회장에 대해서는 김창근 SK이노베이션 회장과 박영춘 SK 부사장의 증인신문을 우선 해보고 신청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이 밖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오는 11일 증인신문 예정이었으나 해외출장을 이유로 불출석 의사를 전했다. 이날 신문 예정이던 하현회 LG그룹 부회장과 소진세 롯데그룹 사장도 불출석했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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