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美 소비자 선택권 침해·산업 타격" 韓 '세탁기 세이프가드' 대응했지만...

[새해벽두 더 강해진 美의 통상압박]

정부·삼성·LG 등 공청회서 주장

뾰족한 대안 없어 일단 지켜봐야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 한 도시의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삼성전자 및 LG전자 세탁기들. /연합뉴스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 한 도시의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삼성전자 및 LG전자 세탁기들. /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서 열린 ‘세탁기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 공청회’에 참석한 우리 정부와 삼성전자(005930)·LG전자 등은 세이프가드의 부당성을 거듭 강조했다. 미국이 세이프가드 조치를 강행할 경우 미국 소비자의 선택권 침해는 물론 유통기업 등 미국 산업도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논리로 대응했다. 세이프가드 발동이 전 세계적인 수입규제 조치 남용을 초래해 미국 수출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도 부각했다.

4일 재계와 정부에 따르면 우리 측 참가자들은 전날 공청회에서 한국산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세이프가드는 자국 기업의 심각한 피해를 전제로 한 것인데 지난 2012~2016년 월풀의 영업이익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삼성의 가전 공장이 들어서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헨리 맥매스터 주지사 등도 세이프가드가 한국 기업의 미국 내 공장 가동 계획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힘을 보탰다. 반면 월풀과 제너럴일렉트릭(GE) 등은 강력한 수입제한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미국 업체들은 한국 등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이 세이프가드의 빈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무역협회 통상협력실의 제현정 박사는 “미국이 2001년 이후 처음으로 세이프가드 카드를 꺼낸 만큼 수위조절이 있을지언정 발동 자체를 무위로 돌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뾰족한 대책이 없는 점이 더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로서는)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해야겠지만 결론이 나기까지 2~3년이 걸려 실익이 없다”며 “지금으로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어느 수준에서 세이프가드를 발동할지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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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해 12월 미국무역위원회(ITC)는 120만대를 초과하는 한국산 세탁기 물량에 대해 3년간 저율관세할당량(TRQ)을 설정하는 내용의 권고안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120만대 미만 물량에 대해서도 무관세 하거나 20% 관세를 매기는 안이 제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월4일까지 결론을 낸다.

이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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