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신과 함께-죄와 벌’이 누적 관객 1,000만명을 돌파하면서 한국 영화로는 16번째, 해외 영화를 포함해서는 20번째 ‘천만 영화’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전체 인구가 5,177만명임을 감안하면 관객 1,000만명이라는 수치는 경이롭기까지 하다.
경이로운 천만 영화의 코드는 무엇일까. ‘신과 함께’가 한국인의 보편정서를 담았듯이 ‘실미도(2003년)’ ‘태극기 휘날리며(2004년)’ ‘괴물(2006년)’ ‘해운대(2009년)’ ‘명량(2014년)’ ‘7번방의 선물(2013년)’ ‘부산행(2016년)’ 등 16편의 역대 천만 영화들은 하나같이 가족애와 애국심을 전면에 내세워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여기에다 친숙한 스토리와 단순한 서사구조가 천만 영화를 이끄는 동력으로 작용했다.
핵심 코드는 역시 공동체에 대한 사랑이다. 1,000만명을 동원하려면 특정 연령층이 아닌 10대부터 40대 중반 이후까지 전 연령대에서 공감을 사야 하는데 소재와 주제, 그리고 정서가 한국 특유의 공동체에 대한 사랑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즉 국가와 가족에 대한 애정이 한국인의 감성을 자극한다는 것이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실미도’가 천만 영화의 스타트를 끊으면서 애국심과 가족애라는 흥행 코드가 한국인의 정서에 작동되고 있음을 알렸다”고 평가했다. 또 “이후 탄생한 천만 영화인 ‘해운대’는 이를 가장 영리하게 반영해 만든 작품이었다”며 “‘7번방의 선물’ ‘부산행’ ‘괴물’ 등의 천만 영화에서도 이러한 코드 작동은 유효했다”고 분석했다.
친숙한 스토리는 관객층의 폭을 넓게 만들어줬다. 정 평론가는 “공동체에 대한 사랑이라는 코딩이 효과적으로 작동하게끔 10대부터 70대까지 캐릭터를 등장시켜 각 연령대가 공감할 수 있도록 배치한 것도 두드러진 특징”이라며 “‘신과 함께’ 역시 엄마와 아들, 군대 이야기 등 전 세대를 겨냥한 코딩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윤성은 평론가는 “‘신과 함께’의 경우 40대 중반 이상에게는 낯설 수 있는 판타지 장르였지만 저승세계 등 중년 이상에게 친숙한 배경이 판타지에 대한 저항감을 해소했다”며 “판타지 장르가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좋은 예”라고 말했다.
단순한 이야기 또한 흥행요소로 꼽힌다. ‘광해, 왕이 된 남자’에 이어 ‘신과 함께’ 등 2편의 천만 영화를 제작한 원동연 리얼라이즈픽쳐스 대표는 “판타지를 비롯해 모든 장르가 많은 관객에게 사랑을 받으려면 스토리 구조는 최대한 단순해야 한다”며 “현학적이거나 복잡한 내용은 공감을 사기 어려울뿐더러 가장 많이 아는 사람이 가장 쉽게 이야기를 전달하듯 영화의 주제를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하려면 이야기는 무조건 쉬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1,000만 관객을 동원한 해외 영화는 어떨까. 국내 개봉작 중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외국 영화는 지난 2009년 작품인 ‘아바타’를 시작으로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2015)년’ ‘인터스텔라(2014년)’ ‘겨울왕국(2014년)’ 등 총 4편으로 이 작품들 관통하는 키워드는 한국에서 볼 수 없는 블록버스터 대작이라는 점이다. 김형호 영화시장 분석가는 “‘아바타’는 3차원(3D)이라는 새로운 기술로 한국을 포함한 세계인을 사로잡았다”며 “‘어벤져스’와 ‘인터스텔라’ 등도 같은 선상에 있는 작품으로 영화를 재밌게 보지 않아도 ‘구경’ 그 자체의 가치가 있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