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스마트 기기에 들어가는 핵심 칩인 ‘엑시노스 9’의 양산에 들어갔다. 갤럭시9 등에 쓰일 이 칩은 기존 제품 대비 데이터 처리 능력은 40%, 무선통신 속도는 20% 개선이 가능하다. 엑시노스 9 적용으로 삼성의 프리미엄 스마트 기기 경쟁력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은 지난달부터 스마트기기에 쓰일 메인 칩인 엑시노스 9 생산에 들어갔다고 4일 밝혔다. 이 칩이 중요한 이유는 이 안에 계산을 맡는 중앙처리장치(CPU), 통신을 담당하는 모뎀, 보안과 이미지를 처리하는 보안 모듈 및 이미지 처리 모듈 등이 다 들어가기 때문이다. 사실상 이 칩이 곧 스마트 기기의 경쟁력을 좌우한다. 엑시노스 9은 ‘고속도로의 확장’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기존 칩이 주파수 5개 대역을 묶어서 전송한 5차선 도로라면 이 칩은 6개 대역을 한 번에 전송하는 6차선 도로 격이다. 도로에서 차선이 하나 더 늘면 이동 차량이 많아지고 달리는 속도도 빨라지듯 엑시노스 9이 그 역할을 맡았다고 보면 된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2세대 10나노 핀펫 공정을 기반으로 독자 개발한 3세대 CPU 코어와 업계 최고 수준의 롱텀에볼루션(LTE) 모뎀 기능이 결합한 제품이 바로 엑시노스 9”이라며 “쉽게 말해 5차선 도로가 6차선으로 변해 데이터 처리 능력과 속도가 탁월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칩으로 데이터 처리 속도가 1.2기가로 향상돼 1.5GB 용량의 HD급 화질의 영화 한 편을 10초에 내려받을 수 있고 데이터 처리 능력도 40%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AI) 기능도 강화됐다. 기기에 저장된 이미지들을 스스로 빠르고 정확하게 인식·분류할 수 있는 이유다.
3D 스캐닝 등 뛰어난 보안 기능도 장점으로 꼽힌다. 그래서 별도의 보안 전용 프로세싱 유닛을 통해 안면·홍채·지문 정보를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다. 삼성의 한 임원은 “2018년 CES 임베디드 기술 제품 분야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며 “고사양 스마트 기기 시장에서 삼성의 존재감을 높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