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음식점 등 100여곳 "가상화폐 이더리움 받아요"

체인파트너스, 결제 서비스 시작

수수료인하 등 실적 악화 카드사

결제 시장마저 침식 위기 우려

국내 음식점과 숙박업소·스키렌털숍 등 100개 상점이 가상화폐인 이더리움으로 결제를 받기 시작했다. 체인파트너스가 개발한 가상화폐 이더리움 결제 시스템을 이용해서다. 가상화폐 투기 논란으로 당국이 규제에 나선 가운데 오프라인 결제시스템이 나온 것이다.

4일 체인파트너스에 따르면 가상화폐 이더리움을 이용한 결제 서비스 ‘코인덕’이 이날 가동을 시작했다. 이미 사전 예약을 통해 가맹 신청을 받은 상점이 100곳이 넘는다. 체인파트너스는 블록체인 회사를 키워내는 ‘컴퍼니빌더’ 회사로 이 서비스는 사내기업가인 신민섭씨가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인덕의 한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비트코인을 이용한 오프라인 결제 서비스는 꽤 있었으나 이더리움을 이용한 서비스는 최초”라고 말했다.

이 가상화폐 결제를 원하는 고객은 가맹점에 세워진 패널에 적힌 웹 주소로 들어가 가맹점 지갑 주소를 확인한 후 자신의 가상화폐 거래소나 개인 지갑에서 그 지갑으로 해당 가치의 가상화폐를 송금하면 된다. 결제는 송금 후 5초 만에 완료된다는 설명이다. 이때 원화와 가상화폐 간 변환 가치는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 시세에 연동된다.


코인덕은 결제가 빠르게 이뤄질 수 있도록 송금 시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지불돼야 하는 적정 네트워크 수수료를 인공지능(AI)으로 산출해 처리한다. 송금 수수료는 현재는 300원가량이다. 이 수수료는 고객이 부담하며 가맹점은 코인덕에 1%가량의 서비스 수수료를 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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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파트너스를 시작으로 가상화폐 결제 사업에 뛰어드는 회사가 속속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국내 1위의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은 이미 빗썸캐시를 이용한 결제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또 다른 가상화폐 거래소인 비트포인트코리아도 이미 일본에서 피치항공 등에 가상화폐 결제를 제공하고 있는 파트너사 비트포인트의 노하우를 이용한 사업 진출을 예고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상화폐 결제 서비스는 가상화폐 거래소가 다음 비즈니스로 주로 택하는 검증된 비즈니스”라고 말했다.

가상화폐 결제시스템이 구축되면서 카드사들은 직불결제 사업자들에 이어 또 다른 경쟁자를 만나게 됐다. 결제 시장의 절대 강자였던 카드사의 입지가 그만큼 더 좁아지는 것이다. 카카오뱅크 등 계좌 간 송금 방식의 직불결제 분야 진출을 준비하는 사업자에 이어 가상화폐 결제 사업자까지 속속 등장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가맹점수수료 인하 압력으로 실적이 악화일로인데 본업인 결제마저 침식될 위기에 놓인 것이다.

다만 가상화폐 결제는 내국인 입장에서는 수수료가 크게 유리하지 않아 국내 결제 수요를 흡수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맹점은 카드결제 수수료와 별반 차이 나지 않는 1%를 부담해야 하고 고객도 송금 수수료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의 경우는 기존 비자나 마스터카드로 해외에서 결제하면 각종 수수료가 총 3~4%에 달하기 때문에 쓸 유인이 충분하다.

조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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