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S머니] 달러ETF 투자 인버스냐? 레버리지냐?

환율 1100원 깨지며 하락 베팅

인버스ETF 수익률 쑥쑥

거래량에선 달러 반등에 무게

인버스보다 레버리지로 몰려

'정부 개입·美금리 인상' 변수

"올인 말고 분할매수 전략을"



#. 지난해부터 달러 투자를 시작한 직장동료 최성길(38)씨와 김성훈(37)씨의 투자전략이 상반되기 시작했다. 원·달러 환율이 1,060원대까지 내려오자 최씨는 달러강세를 대비해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사들였다. 반면 김씨는 환율이 1,000원이 깨질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으며 인버스 ETF를 매수했다. 최근 3개월 수익률은 인버스 ETF의 승리다. 하지만 앞으로 달러 투자의 방향을 예측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에 대한 정부의 개입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등 환율 변수가 많은 만큼 달러 상품에 한 번에 올인하는 것은 금물이라며 시간을 길게 잡고 분할 매수하는 다소 조심스러운 투자전략을 추천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투자자들의 달러 상품 투자 기준이 변하고 있다. 환율 마지노선을 1,100원으로 잡고 내려가면 반등할 것을 대비해 선물과 레버리지 상품을 사들였던 투자전략이 이제는 1,000원 밑으로도 떨어질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며 인버스 상품을 추가 매수하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국 달러선물 지수를 추종하는 5개 달러 인버스 ETF 수익률은 지난 4일 기준 최근 3개월 12.61%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1,100원선이 깨진 후 1,060원선까지 내려앉으며 추가 하락에 베팅하는 ETF 상품이 성과를 보인 것이다. 펀드별로는 달러 선물지수가 하락할 때 2배 수익을 올리는 ‘인버스 2X’의 수익률이 특히 높았다. 삼성자산운용 ‘KODEX 미국 달러선물 인버스 2X’의 이 기간 수익률이 15.93%로 가장 높았고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 달러선물 인버스 2X(15.76%)’와 키움투자자산운용 ‘KOSEF 미국 달러선물 인버스 2X(15.73%)’도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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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같은 기간 달러가치 상승에 베팅하는 선물·레버리지 ETF는 지지부진한 수익률을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5개 달러 선물·레버리지 ETF 3개월 수익률은 4일 기준 -11.4%를 기록했다. 펀드별로 살펴보면 달러 선물지수가 상승할 때 2배 수익을 올리는 레버리지의 수익률이 특히 부진했다. 키움투자자산운용 ‘KOSEF 미국 달러선물 레버리지(합성)’의 수익률이 -14.2%로 가장 나빴고 삼성자산운용 ‘KODEX 미국 달러선물 레버리지(-14%)’,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미국 달러선물 레버리지(-13.9%)’도 부진했다.

수익률과 달리 시장 거래량은 인버스 ETF보다 레버리지 ETF에 쏠리고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상품별 거래량 변동을 살펴보면 레버리지 ETF의 거래량은 늘고 있지만 인버스 ETF의 거래량은 감소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 달러선물 레버리지 ETF의 최근 3개월 일 평균 거래량은 29만8,563주로 이전 3개월(26만8,537주)보다 증가했다. 반면 KODEX 미국 달러선물 인버스2X ETF의 거래량은 같은 기간 1만4,378주에서 8,059주로 오히려 줄었다. 과거 달러화 환율이 1,050원을 앞두고 반등한 적이 많아 이번에도 같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는 투자자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단기적으로는 전문가들은 인버스 ETF에 무게를 싣고 있다. 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미국의 세제 개혁안 시행으로 세수 감소에 따른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가 많아 달러 약세 압력을 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중국 변수도 있다. 김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중국도 단기 자금시장 금리를 올려 자금 유출 압력을 줄였다”며 “이를 통해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원화 역시 나란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달러화 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가 남아 있는 만큼 관련 상품에 대한 분할 매수 전략을 추천했다.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등 예상치 못한 변수에 달러화 가치가 강해지면 관련 상품 가격도 출렁거릴 수 있는 만큼 시장 상황에 맞춰 투자 전략을 달리 가져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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