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신라젠의 주가는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반영하듯 출렁였다. 개장 직후 7.05% 하락한 8만5,700원에 거래되던 주가는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급반등했다. 외국인은 이날 570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신라젠 주가를 다시 10만원에 올려놓았다.
신라젠은 전일 장 마감 후 문 대표 등 9인이 지난해 12월21일부터 이달 3일까지 장내 매도로 271만3,997주를 처분해 보유 지분율이 20.52%에서 16.53%로 낮아졌다고 밝혔다. 특히 문 대표는 지난해 12월26일부터 3일간 보유 중이던 신라젠 주식 156만여주를 1주당 평균 8만4,815원씩, 모두 1,325억원에 처분했다. 문제는 공시를 하기 전 최대주주의 지분 매각 소문이 이미 시장에 퍼지면서 기관과 외국인이 주식을 내다 팔았다는 점이다. 신라젠의 주가 하락 흐름과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가 일치했다는 점에서 증권가에서는 관련 사실이 사전에 유출됐다는 의혹이 커졌다. 일부 주식 커뮤니티나 메신저로도 지분 매각 소문이 돌았는데 사실이었던 셈이다.
동시에 문 대표 등이 특허 출원 실패에 따른 임상 중단을 알고 주식을 팔았다는 소문도 퍼졌다. 회사 측은 부랴부랴 사태 진화에 나섰다. 홈페이지에 입장문을 통해 “주식 처분은 문 대표의 국세청 세금납부와 채무변제를 목적으로 불가피한 사항이었다”고 해명한 데 이어 미국에서 이뤄지는 면역항암제 ‘하이루킨(GX-I7)’ 임상에 투자했다는 소식까지 더했다.
이날 주가가 극적으로 반등했지만 시장의 불안감은 여전히 남아 있다. 문 대표 외에 주요 주주들의 지분 매각 사유가 불명확하고 특허 출원 여부도 여전히 확신할 수 없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신라젠은 아직 허가받은 의약품이 없는 기업인데다 상장 이후에도 여전히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