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이사람] "후원·봉사자 있기에...요셉의원 기적은 계속될 것"

30년간 총 64만2,500명 진료

年 2,000명 자원봉사자 참여



신완식 원장의 세례명은 루카다. 의학 공부하랴, 환자 돌보랴 바빴던 전공의 시절 세례를 받았다. 예비자 교리 공부는 통상 저녁에 이뤄지는데 신 원장은 수녀님에게 간청해 새벽에 성경 공부를 했다. 성(聖) 루카의 직업이 의사여서 세례명으로 택했다. 성인이 돼서 종교를 가졌지만 여느 신자 못지않게 신앙생활을 열심히 했다.

천주교회에서 운영하는 성모병원이 직장이다 보니 많은 성직자를 만나 영향을 받았다. 여의도성모병원 내과 과장 시절에는 고(故) 김수환 추기경을 돌봤다. 왕진 가방을 들고 명동성당을 자주 찾았다. 신 원장은 “김 추기경님을 진료하고 나서는 손도 잘 씻지 않았다”고 너털웃음을 지어보였다.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할 때 김 추기경이 주재하는 회의에도 종종 참석했다. 회의 참석자들의 논의 내용을 조용히 듣고 있다 여러 쟁점들을 명쾌하게 정리해주는 김 추기경의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고 추억했다.

신 원장은 자신을 요셉의원으로 이끌어준 최영식 신부와의 인연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 지난해 사목 일선에서 물러난 최 신부는 오랫동안 가톨릭중앙의료원장으로 재직하며 성모병원의 발전을 이끌었다. 지난 2013년 필리핀 마닐라 빈민지역에 요셉의원 분원을 설립하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는 등 오지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다 건강이 나빠져 지금은 투병 중이다.


“지난해 3월 먼저 하늘나라로 떠난 아내가 서울성모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때 아래층 병실에 최 신부님이 입원하셨어요. 최 신부님께서 아내를 위해 병자성사를 집전해 주셨습니다. 저를 요셉의원으로 보내주신 최 신부님에게 성사를 받았으니 소중한 인연이지요. 빨리 건강을 회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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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셉의원은 지난해 초 원장신부가 바뀌었다. 요셉의원 지도신부로 있다가 2008년 선우경식 원장이 타계한 후 2대 원장을 맡은 이문주 신부가 명예원장신부로 물러나고 조해붕 신부가 3대 원장신부로 부임했다. 50대인 조 신부가 부임하면서 요셉의원도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된다. 조 원장신부는 병원 조직을 의료 부문과 사회사업 부문, 지원 부문으로 나누고 노숙인들의 자립·자활을 돕는 사회사업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신 원장은 “평신도는 평신도답게 행동해야 한다”면서 “의사로서 의료 부문을 책임지면서 원장신부님을 적극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요셉의원은 진료뿐 아니라 미술·음악치료, 인문학 강의, 법률 상담, 영화 포럼 등을 소규모로 진행하면서 노숙자와 행려자들의 마음도 치유하고 있다. 이발이나 목욕 봉사도 실시하지만 공간이 협소하고 시설이 미비하다 보니 어려움이 많다. 신 원장은 “구내식당에서 매주 목요일 급식 봉사를 하고 있지만 노숙인들이 잠시 들러 커피도 마시고 간단한 스낵도 먹을 수 있는 시설도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전했다.

요셉의원은 개원 초부터 지난해 9월까지 총 64만2,572명을 진료했다. 연인원 100여명의 전문의가 환자를 진료하고 상근봉사자 18명이 연인원 2,000여명의 자원봉사자와 함께 병원을 꾸려간다. 매달 후원금을 보내는 후원자가 3,000명이 넘고 등록 회원은 ‘쉬는 회원’을 포함해 지난해 10월 말 현재 1만470명이나 된다. 신 원장은 “요셉의원이 30년이나 운영된 것 자체가 기적이며 그 기적은 후원자들과 봉사자들이 만들었다”면서 “이들이 있기에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돕는다’는 요셉의원의 정신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성행경기자

성행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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